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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호우카 댐 붕괴는 체르노빌 사태 이후 최악 환경적 재앙"

"카호우카 댐 붕괴는 체르노빌 사태 이후 최악 환경적 재앙"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다목적댐인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파괴된 후유증이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해 드니프로강 주변 환경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으며, 그 충격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6일(현지시간) 지적했습니다.

폭발과 함께 붕괴된 카호우카 댐은 높이 30m, 길이 3.2㎞, 저수량은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댐을 고의로 폭파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맞선 상황입니다.

댐 붕괴로 인해 드니프로강 하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불어난 물이 흑해로 빠져나가면 강의 수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강물과 토사가 하류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강 주변 습지와 하구 등이 파괴돼 강변 생태계는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강 주변 동식물군이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빨라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가디언은 예상했습니다.

가디언은 카호우카 댐을 대체할 새로운 댐이 건설되지 않으면 하류 지역은 사람이 살기 쉽지 않은 곳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미 강 범람으로 주변 지역에서 수천 채의 집이 떠밀려 내려갔습니다.

헤르손주 댐 파괴로 대피하는 주민들

영국 배스대학 토목공학과 모하마드 헤이다자데 교수는 "댐의 붕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인접한 나라에 장기간 생태·환경적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호우카 댐 파괴는 체르노빌 원전 사태 이후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악의 생태계 재앙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가디언에 "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석유 시설과 농장 등이 침수돼 하류는 농약과 석유 제품 등으로 오염됐을 수 있고, 이들 오염 물질은 흑해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1986년 체르노빌 참사 이후 최악의 환경적 재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드니프로강 범람으로 강을 따라 매설된 지뢰 수만 개도 함께 떠내려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북 방향으로 길게 흘러 영토를 동서로 나누는 드니프로강을 경계로 공방전을 벌여 왔고, 양측은 서로 진격을 막기 위해 강 주변에 지뢰를 대규모로 매설했습니다.

댐 상류지역은 수몰 피해는 면했지만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됩니다.

댐이 폭파되면서 카호우카 호수의 수위는 급속히 낮아져 수일 내에 호수 수위가 인근 자포리자 원전의 물 펌프 높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이 호숫물을 끌어다 원자로와 폐연료 냉각에 사용해 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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