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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누구 온대?"…대학 축제의 꽃 연예인 공연, 그 시작은?

마스크 없는 대학 축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많은 대학에서 쟁쟁한 연예인들을 축제에 초대했는데요.

이런 연예인 초청 문화는 언제부터 자리 잡은 걸까요?

곱게 차려입은 한복, 한술 더 뜬 사물놀이, 명절 풍경이 아닌 대학 축제 현장입니다.

5월의 여왕을 뽑는 메이퀸부터 각종 학술대회까지 60년대~70년대의 대학 축제는 학술과 낭만의 결합이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음악과 춤의 카니발로 대학생들의 늦은 가을의 대학제는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국립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의 남녀 학생 만 칠천여 명은 창경원에 모여 민속 댄스와 음악으로 저녁 한때를 보냈습니다.]

70년대에도 연예인을 초청하긴 했지만 이 시기의 대학축제는 학술적인 면이 더 강했죠.

그런데 80년대부터 축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군사정권의 영향으로 운동권 이론을 전파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과 정치마당극, 심지어 화염병 만들기 체험까지 등장했습니다.

축제 마지막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전 축제와는 달리 오락적 성향이 줄어든 거죠.

시간은 흘러서 군사정권은 저물고 90년대가 시작됩니다.

오늘날 대학 축제와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데 90년대 초에는 지금처럼 대학 축제 열기가 이렇게 뜨겁지 않았다고 합니다.

1990년대 서울 ymca 대학생연합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학생은 불과 24.9%였고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흥미가 없어서가 44%, 행사의 지나친 정치편향이 26.3%로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대학축제의 낭만을 되찾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운동가요를 부르는 대신 대중가수를 초청하고 디스코장을 엽니다.

지역 노래자랑을 개최하는 등 오락에 초점을 맞춘 축제로 이렇게 변해갔습니다.

게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며 대학 축제와 대중문화의 경계가 거의 허물어집니다.

[오제연/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 이때는 한국 사회가 굉장히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던 시대예요. 소위 신세대 문화, x세대 문화, 대중문화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젊은이들이 동화되었던 그런 시대였기 때문에 대학의 보편화 현상과 맞물려가지고 대학의 문화나 대중문화가 특별히 구분되지 않는 그런 상태가 되는 거죠. 대학에 가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대중문화의 부흥, 대학 교육의 보편화가 맞물려서 우리에게 익숙한 지금의 축제 모습이 정착한 거죠.

일각에서는 그저 연예인 콘서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코로나로 조용했던 대학가가 3년 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젊음을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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