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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음센터' 이전 미루던 교육부…"안전 E등급, 나가라"

<앵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수업도 듣고 상담도 받을 수 있는 해맑음센터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는 소식 3개월 전 전해드렸습니다. 부지 이전을 미루던 교육부가 어제(15일) 갑자기 건물 상태가 심각하다면서 학생과 교사들에게 나가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벌어진 교실 나무 바닥. 구멍 난 강당의 벽, 기울어진 기숙사.

전국에 하나뿐인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만을 위한 교과 이수 인정 기숙형 시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는 지난 2월 SBS 보도 당시, 교육부는 해맑음센터가 옮겨갈 부지를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 담당자 : 완전 좋은 소식이 있어요, 부지를 오케이한 지역이 있습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을까.

사용 가능한 시설이 대폭 줄면서 30여 명이던 정원이 7명으로 줄었습니다.

이전할 부지는 정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교육부는 이전 후보지로 폐교 3곳을 센터 측에 제안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곳인 충남 서산의 폐교에 찾아가봤습니다.

1964년 지어져 1999년 문을 닫은 뒤 계속 방치된 탓에 잡초와 수풀이 학교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최창윤/마을 주민 : (버스가 오긴 와요?) 2시간에 하나 올까 말까.]

나머지도 현재 사용 중인 폐교 건물보다 더 오래됐거나 접근이 어려운 곳입니다.

지난달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들 폐교가 아닌 경기 안산에 있는 경기도 평생대학 건물이 이전 장소로 유력하다고 밝혔지만, 진척은 없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 (경기도) 담당자급에서 (센터에) "이런 시설이 있으니 한번 사용해보지 않겠느냐" 적극적으로 해서 촉발이 됐던 것 같고요. (경기도) 내부의 의견이 좀 달랐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이 와중에 어제 교육부는 해맑음센터장에게 퇴거를 통보했습니다.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는데,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교사 동이 최하위 E등급이라는 것입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대책 협의 없었어요. 전화 왔었어요, 교육부에서…. 통보받았어요. 하루 만에 얘기하고 나가라 그러는데 이거 이해 가요?]

교육부는 퇴거하는 학생들에게 가정형 Wee센터와 Wee스쿨 등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위기 청소년 상담·교육기관인데, 피해·가해 학생들이 모두 올 수 있습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 막무가내로 나가면 어떡하라는 거예요. 땅바닥에 버려지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해맑음센터 재학생 : 정말 아무렇지 않게 내일이나 너네 나가라 이거는 그냥 저희를 가해자들 속에 다시 던져놓거나 그냥 버려두는 거 아닌가.]

학생들의 우려를 전하자, 교육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교육부 관계자 : 피해 학생이 또 가해 학생이 되기도 하고 가해 학생이 또 피해 학생이 되기도 하는 그런 혼합된 양상들이 나타나기는 해요.]

교육부는 전국 단위 기숙형 학교폭력 피해 지원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는데, 기존에 제안했던 폐교 부지 3곳 중에서 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이승환, 영상편집 : 김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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