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새로운 무기를 과시하기 위해 개최하는 열병식 행사를 심야에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까지 참석한 평양의 한 준공식 행사가 심야에 열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평양의 밤거리를 편집한 영상이 흘러나오더니 곧이어 캄캄한 하늘에 폭죽이 터집니다.
김일성 생일 다음날인 지난 16일, 평양에서 화성지구 1단계 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개최됐다고 조선중앙tv가 내보낸 영상입니다.
2년 전 북한은 5년 계획으로 평양에 매해 주택 만 채씩을 짓겠다고 예고했고 이번 준공식은 그 사업의 일환입니다.
[조선중앙TV : 새 살림집에 보금자리를 펴게 될 근로자들과 가족들이 참가했습니다. 준공식에 이어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참가자들은 황홀한 불야경을 펼친 화성지구의 새 거리를 돌아보았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해 준공식을 한 게 처음은 아닌데 이번엔 전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심야 행사를 했다는 거죠.
준공식에 이어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참가자들은 황홀한 불야경을 펼친 화성지구의 새 거리를 돌아보았습니다.
몇 시에 개최된 건지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감정이 격해져서일까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심야 행사, 그간엔 열병식이 대표적이었죠.
그리 오래된 건 아닙니다.
3년 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자정에 열병식 한 게 그 시작이었는데, 이후론 심야 열병식이 하나의 패턴이 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2020년 10월 10일 새벽) : 친애하는 동지들! 위대한 영광의 밤을 맞이했습니다.]
선전선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이 준공식까지 야밤에 개최한 건 심야 행사가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낮 행사와 비교하면 조명이나 폭죽을 동원했을 때 극적인 효과 연출하기가 훨씬 수월한 게 사실이죠. 하루를 다음날 새벽 5시까지로 생각한다는 올빼미형 김정은 총비서 입장에선 심야 행사가 편할지 모르겠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새벽 3시에도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확인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는데요. 주민이나 간부 입장에서 편하든 편하지 않든, 야밤 행사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