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어느덧 '아홉 번째 봄'…"저희는 이렇게 살아갑니다"

<앵커>

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9년이 됩니다.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해 배에 탑승했던 476명 중 304명이 희생됐었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이들의 현재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2014년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이었던 유가영 씨는 이제 26살이 됐습니다.

여전히 바닷물이 밀려오는 악몽을 꾸고 우울증 약도 먹어야 하지만, 5년 전부터 생존한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재난 현장 구호 활동에 몰입하며 상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트라우마 교육 자료를 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유가영/세월호 생존자 : 상처를 가진 사람이 무조건 그 상처를 갖고 맨날 아파하는 게 아니라 더욱 일어서서 나와 같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그런 의미.]

역시 2학년이었던 장애진 씨는 4년 차 응급구조사입니다.

신속한 응급조치로 환자 상태가 좋아질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세월호 참사가 초기 대응을 못 했던 거여서 저도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하지만 9년 사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이태원 참사도 보면 세월호 참사와 다르기도 하지만, 저는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참사고.]

고 신호성 군의 방에는 가방과 이름표, 사진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엄마는 아직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했습니다.

[정부자/세월호 유가족 : 힘들 때도 들어오고 한밤중에 잠 안 올 때 들어와서 '엄마 괜찮아', 아들 웃는 얼굴 보려고.]

공식 추모공간이 마련되면 그곳에 유품을 옮기고, 늦은 사망신고를 하려 합니다.

[정부자/세월호 유가족 : (그곳에서) 세계 여행을 하고 있으면서 그냥 편안하게 훨훨 날아다니고 좋은 데만 보고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 그렇게 약하지 않아.]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유가영/세월호 생존자 : 생각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려 든다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겠어요.]

(영상취재 : 최준식·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 불법 된 '기억 공간'…뒤로 밀린 '4.16 추모 공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