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불펜 포수, 출국 당일 미국서 잠적…망명 시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쿠바 야구대표팀의 불펜 포수가 미국 현지에서 잠적했습니다.

마이애미 헤럴드 등 미국 현지 매체는 "쿠바 선수단은 21일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을 통해 쿠바 아바나로 향했다"며 "쿠바 불펜 포수 이반 프리에토는 예정된 시간에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를 기다리던 쿠바 선수단은 그대로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프리에토는 쿠바 국내 리그에서 뛰는 현역 선수로 이번 대회엔 불펜 포수로 참가했습니다.

그는 미국 망명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쿠바 야구 선수들이 국제대회 기간 국외 진출을 위해 잠적하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23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쿠바 선수 9명은 개최국 멕시코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해 6월엔 미국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주 대륙 최종 예선 기간 우완 투수 앤디 로드리게스 등이 망명을 선택했습니다.

무단 잠적한 쿠바 선수들은 대부분 정치적 망명을 선언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등 해외팀과 계약을 노립니다.

AFP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결정한 쿠바 출신 야구 선수들은 650명이 넘고, MLB에 등록된 쿠바 출신 망명 선수는 20명이 넘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WBC 사무국의 허가로 망명 선수가 쿠바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쿠바에서 탈출한 루이스 로버트(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쿠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습니다.

망명 선수가 쿠바 대표팀 소속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건 1959년 쿠바 공산 혁명 이후 처음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