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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는 왜 '가족 문제'를 폭로했을까

직접 만난 전두환 손자 전우원…"바지사장과 불법송금"

스프 뉴스스프링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화제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전우원 씨이다. 전두환 씨의 손자이자, 차남 전재용 씨의 아들 전우원.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악마이자 범죄자라 부르기를 서슴지 않았다.

뉴욕 금융계에서 일하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그가 돌연 가족 비리 폭로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살고 있는 뉴욕시 롱아일랜드 시티 아파트로 직접 찾아가 만났다.

 

왜 갔는데?


뉴욕 시간으로 새벽 3시가 다 된 시간, 서울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두환 손자가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폭로 방송을 하고 있으니 얼른 챙겨보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잘못 건 줄 알았는데, 아뿔싸, 전 씨가 사는 곳이 뉴욕이었다.

많은 기자들이 라이브 생방송 중에 전 씨에게 전화를 해 인터뷰를 시도하고, 전 씨는 이 모든 과정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급기야는 자기 집 주소를 공개하며 누구든 오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공표했다.

안 갈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날 뉴욕에 나와있는 모든 방송사가 모두 뉴욕시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전 씨 집에 모였다.

 

방송과 달랐던 첫인상

그래도 할아버지와 아버지인데, 거친 표현으로 이들에 대한 비난과 폭로를 이어가는 방송을 보고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전 국민에게 공개하고, 심지어 집 주소까지 공개하는 취재원 역시 전에 본 적 없었다. 실제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첫인상은 무척이나 공손한 젊은이였다. 처음 본 기자들에게 정중하고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전 씨는 상당히 차분하고, 담담해 보였다. 인터뷰가 왠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첫인상이었다.

 

공손한 태도, 거침 없던 폭로

전 씨는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 있는 20평 정도 되는 아파트에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 있었다. 47층 고층인 그의 방에선 뉴욕시 전경이 훤히 내려다 보였는데, 거실은 룸메이트가 쓰고 방을 전 씨가 쓰고 있었다. 유튜브 방송에서 보이던 그 방이다.

전 씨는 인터뷰를 거실에서 진행하되, 룸메이트의 공간이므로 다른 물건은 나오지 않게 찍어달라고 공손히 부탁했다. 그리고 거침없는 폭로를 이어갔다.

 

"경호원이 바지사장" "손자들에게 불법송금"

이날 전 씨는 전두환 씨의 비자금 세탁 방식을 자신이 아는 선에서 설명했다.


경호원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회사의 주식 증여

2019년 군을 제대한 전 씨는 자신의 앞으로 한 사이버 보안회사의 비상장 주식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전두환 씨가 평소 자신을 ‘신처럼 떠받드는’ 경호원들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세운 회사였단다.

이 회사의 비상장 주식이 자신과 자신의 형 앞으로 상당액 있었는데, 아버지인 전재용 씨가 이 주식들을 부인 박상아 씨에게 양도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양도된 주식들은 추후 전재용 씨 소유가 됐다는 게 전 씨의 주장이다.


연희동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통한 손자 유학자금 송금

우원 씨를 포함한 전 씨의 손자들은 모두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학비는 물론, 학원비와 생활비, 심지어 유흥비까지 부족함 없이 서울에서 송금받아 썼는데 대부분 할아버지 전두환 씨와 할머니 이순자 씨에게 나온 돈이라고 했다.

재산을 추징당한 전두환 씨는 손자들 유학 자금을 연희동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 계좌로 송금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전우원 씨는 누군지도 모르는 아주머니 명의로 유학 자금을 송금받았다고 주장한다.


'재벌집 막내아들' 같던 '독재자 일가의 삶'

이 외에도 전 씨는 연희동 생활이 얼마나 호화로웠는지도 설명했다. 특히 매주 일요일 온 가족이 연희동에 모여 연회를 벌였는데, 여기에 참석하면 이순자 씨가 며느리들에게 용돈으로 수천만 원씩 줬기 때문에 빠질 수가 없었다는 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아버지인 전재용 씨가 내놓은 자식이라는 전 씨의 얘기는 흥미로웠다. 전두환 씨의 비자금으로 태양광 사업 등 막대한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사업들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급기야 전 부인을 두고 당시 연예인이던 박상아 씨와 결혼을 하며 세간의 이목을 모조리 집중시키며 여론을 악화시킨 것도 전두환 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두환 씨의 비자금 대부분은 장남인 전재국 씨가 상속을 받았으며, 자신의 아버지는 전두환 씨의 죄까지 뒤집어쓰고 가족 대표로 감옥을 들락거려야 했다고 전 씨는 주장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마약

스프 뉴스스프링 (사진=연합뉴스)
인터뷰는 차분하게, 흥미롭게 진행됐다. 그렇게 방송사들은 이날 일제히 전 씨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전 씨가 또다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켰다. 자신의 전 재산을 환원하겠다며 10만 달러 정도 들어있던 통장에서 절반인 5만 달러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주변을 정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더니,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마약을 해 처벌을 받겠다며 온갖 종류의 마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방송을 보던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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