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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청소 파업으로 쌓인 쓰레기만 7천 톤…'쓰레기통'에 비유되는 파리

에밀리는 지금도 파리에 가고 싶을까?

스프 핫스프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여행객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는 단연코 프랑스 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방에 밟히는 개똥과 담배꽁초는 물론이고 찾아보기 어려운 공중 화장실, 그리고 지저분하고 음산하기까지 한 지하철 등이 그 원인일 거다.

그래서 환상을 품고 파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발밑은 가급적 보지 말고 위를 보고 다니라"고 조언을 하곤 한다. 그 파리가 지금은 쓰레기 천지가 됐다.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노동자들도 동참했기 때문이다. 최근 파리시 집계에 따르면 쌓여 있는 쓰레기가 7천 톤이 넘는다고 한다. 시위대 규모가 2차 대전 이후 최대라는데, 길거리에 방치된 쓰레기도 그에 못지않은 듯하다.
스프 핫스프 (사진=연합뉴스)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서울보다 훨씬 좁은 파리의 골목골목마다 쓰레기통이 넘쳐나고 주변에도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자부하는 샹젤리제 거리는 물론이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몽테뉴 거리(Avenue Montaigne)의 유명한 가게 앞도 예외가 아니다.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이 드나들었던 유서 깊은 카페 레 뒤 마고(LES DEUX MAGOTS)나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 앞도 마찬가지다.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시켜놓고 수다 떠는 게 일상인 파리지앵들은 쓰레기와 악취 때문에 이 취미 생활을 못하게 됐다. 때문에 매상이 급격히 줄어든 카페 주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스프 핫스프 (사진=연합뉴스)
연금 개혁안은 파리의 악명 높은 교통 파업뿐 아니라 쓰레기 사태까지 일으켰는데, 쓰레기 사태는 또 다른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이 쓰레기 사태가 파리의 구마다 상황이 달라서다. 파리시 20개 구 가운데 절반 정도는 어느 정도 쓰레기가 처리되고 있고, 절반 정도만 엉망이라는 거다. 이유는 쓰레기 처리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가 안 되는 곳은 파리시가 이 업무를 맡고 있는 곳인데, 처리가 잘 되는 나머지는 사기업이 이 일을 한다는 거다. 이 틈을 타 정치인들은 재빨리 논쟁에 끼어들었다. 파리 시장으로 대선에도 나섰던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파업 7일째, 쓰레기가 쌓이면서 썩어가고 있는데 파리시는 부분적으로라도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도대체 파리 시민을 무시하는 이런 처사가 벌써 몇 번째인가?"

프랑스 교통장관 (Clement Beaune) / 출처 : 트위터 캡처
"쌓여있는 쓰레기는 위생적으로도 안 좋지만 환경에도 큰 문제다. 꼴이 이게 뭔가? 나는 2013년부터 사기업이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정치인 / 출처 : 트위터 캡처
"(쓰레기를 치워 간다고 해도) 쓰레기 소각장 4곳 중 3곳이 봉쇄돼 접근할 수 있는 곳은 하나밖에 없다."

출처 : 트위터 캡처
프랑스 방송 BFM은 이 기사의 제목을 <미화원의 파업: 쓰레기 밑의 파리(Greve des eboueurs: Paris sous les ordures)>라고 붙였다. 제목을 보면서 오래된 샹송 '파리의 하늘 밑(Sous le ciel de Paris), 파리의 다리 밑(Sous les ponts de Paris)'을 역설적으로 갖다 쓴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 노래들은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Emily in poubelles(쓰레기통)! / 출처 : BFM 화면 캡처
BFM은 나아가 'Emily in poubelles(쓰레기통)!'이라는 제목으로 관광객들이 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썼다. 넷플릭스 히트작인 미국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를 패러디한 제목이다. 에밀리는 파리가 아니라 쓰레기통에 갔다는 거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의 인터뷰를 통해 "파리에 낭만을 품고 여행 왔는데, 악취도 나고 보기도 좋지 않고…"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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