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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신세 된 한국 야구…어쩌다가 홀로 정체됐나

<앵커>

어제(10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크게 지면서, 한국야구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세계가 발전하는 동안 홀로 정체돼, 야구 강국의 이미지가 무너졌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그동안 국제대회 성적은 한국야구의 '품질 보증서' 역할을 했습니다.

2006년과 2009년 WBC, 2008년 올림픽, 그리고 2015년 프리미어 12의 좋은 성적은 팬들에게 한국야구의 수준이 높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프로야구 인기까지 뒷받침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도쿄 올림픽 '노메달 충격'에 이어 이번 WBC의 연패는 한국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한국야구의 상대적 수준 저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국제대회 황금기를 이끈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데뷔 이후 10년 넘게 한국야구는 '세계 수준의 투수'를 한 명도 키우지 못했습니다.

오타니와 사사키 등 이번 대표팀의 젊은 에이스들 외에도 세계적인 투수들이 속속 등장해 다 뽑지를 못하는 일본과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지난해에야 안우진이 메이저리그가 탐내는 투수로 발전했지만 학폭 전력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 수 없고, 나머지 젊은 투수들은 갈 길이 멀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이강철/WBC 대표팀 감독 :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쌓아서 다음에 좋은 경기 있으면 그때는 조금 더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회는 일본에서 하는데 미국에 훈련 캠프를 차리는 바람에 선수들이 이동과 시차 적응에 녹초가 돼 버린 허술한 준비 과정도 이른바 '도쿄돔 참사'의 원인이 됐습니다.

한국 야구의 명예 회복을 노렸던 이번 대회는 갈수록 벌어지는 야구 강국들과의 수준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가슴 아픈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팀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긴 뒤 오늘 중국을 꺾고 2연승이 된 호주가 일본과 체코에 지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한편 어제 한일전 도중 관중석에 욱일기가 등장한 사건에 대해 KBO는 대회조직위에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윤 형,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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