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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전기차, 언제쯤이면 더 많이 탈까…'대중화' 불러올 관건

오늘은 간단한 테스트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소비자인가요?

신제품을 나오자마자 산다, 남들보다 좀 늦게 사는 것은 싫다, 보고 괜찮으면 산다, 아니면 완전히 일반화돼야 산다.

이 질문으로 전기차를 언제 사면 좋을지 살펴보려 합니다.

나는 1번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혁신소비자입니다.

테슬라를 만든 머스크가 "내연기관의 종말"을 외치며 전기차를 처음 내놓았을 시기에는, 차값도 유지비도 모두 내연기관보다 훨씬 비쌌고, 그래서 보기 힘들었습니다.

나는 2번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아주 초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이른 얼리어댑터입니다.

지금 전기차가 이 조기수용자 단계까지 왔습니다.

전 세계 전기차 보급율은 9.9%, 그러니까 10대 중에 1대는 전기차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5분의 3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격차가 크고, 우리나라는 아직 2% 정도입니다.

가격은 약간 낮아졌지만 보조금 없이는 여전히 비쌉니다.

그럼 다수의 소비자들이 구매에 뛰어드는 이 (3번째) 구간은 언제 진입할지가 관심입니다.

차값은 비슷해지고 유지비는 좀 더 적게 드는 구간이죠.

일반 대중에게 많이 확산되는 단계인데, 이것이 언제쯤일까요.

한국에서는 2030년이면 전기차 비중이 약 2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전 세계적으로는 2035년쯤이 되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시기가 조금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요, 차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전쟁 등의 여파로 전기 요금이 비싸지면서 유지비가 많이 든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다 보니 '친환경'이라는 가치로 묶인 연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2035년 이후에는 신차로는 전기차만 팔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더니,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고급차의 고향 이탈리아가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BMW, 벤츠의 독일, 그리고 푸조의 프랑스도 일제히 중국만 좋은 일을 시킬 정책이라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도요타의 CEO는 "자동차 업계 다수가 전기차가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침묵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소비자 행동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전기차 구매를 아직 망설이는 사람들이 과도기적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점찍으면서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처음으로 20만 대를 넘었습니다.

나의 다음 차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언제쯤 사면 될까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언젠가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겠지만, 매우 상당 기간 여러 형태의 차가 공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는데,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고요.

또 관건은 배터리 기술 혁신입니다.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가 있어서, 더 싸게 전기차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그때가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기획 : 권영인, 구성 : 김태연, 영상취재 : 전경배·조창현, 편집 : 전민규, CG :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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