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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월드컵으로 세탁이 가능하다고?

[스프] 월드컵으로 세탁이 가능하다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주 동안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여정이 끝이 났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세 번째로 16강 진출을 달성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물론 16강에 진출하지 않았더라도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할 선수들이지만 내로라하는 해외 축구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너무나도 잘 싸웠기에 더 힘찬 박수와 응원의 목소리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새벽에 치맥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를 볼 기회는 사라졌지만! 마부뉴스가 월드컵의 기세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다룰 주제는 바로 축구입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경기 데이터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축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서 좀 더 넓은 주제인 월드컵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겁니다.

월드컵으로 세탁이 가능하다고?
 

대한민국 대표팀의 흔적을 찾아서

독자 여러분은 축구에 관심이 많은가요? 사실 솔직히 말해서 마부뉴스 제작진 중에는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건 이번 대표팀의 실력이 예전 대표팀의 느낌과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많아서였어요. 뭔가 유럽 축구를 보는 느낌이 든다면서 주변에서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력을 칭찬하니까 관심이 없는 마부뉴스 제작진들도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실제로 보니까 우리 대표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도 최선을 다해서 풀어나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데이터로는 확인할 수 없을까요? 마부뉴스가 관련 데이터를 찾아봤습니다. 활용할 자료는 FBref라는 축구 통계 사이트에 올라온 데이터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전 세계 축구팀과 선수들의 통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자료가 올라오더라고요.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Baseball Reference라는 사이트를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 그 사이트를 만든 SPORTS Reference에서 축구 데이터로 만든 사이트입니다. 당연히 이번 월드컵에 대한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죠.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을 모두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16강에 오른 만큼 16강 진출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해봤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우리나라가 16개 국 가운데 몇 위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마부뉴스
공격력을 알 수 있는 슈팅 부문을 보면 우리나라는 90분 평균 슈팅수 6위, 유효슈팅 6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90분 평균 유효슈팅 수는 4.5회. 우리나라 앞에 있는 국가는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포르투갈 딱 이렇게 5개밖에 없어요. 5개 국의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축구를 엄청나게 잘하는 국가들이잖아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경기력, 특히 공격력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패스 데이터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뛰어난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어요. 우선 크로스는 16개 국 가운데 전체 2위입니다. 대한민국이 올린 크로스는 90분 평균 23회인데, 1위 미국(23.3회)과 간발의 차이로 2위를 기록했죠.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이어진 패스도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에 이어 5위를 차지했습니다. 거기에 공중볼 경합 승리는 16개 국 가운데 1위! 90분 평균 18회로 호주와 공동 1위더라고요. 상대적으로 수비 데이터는 순위가 높지 않았는데 블로킹은 스페인에 이어 뒤에서 2등을 기록했습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초록색이 브라질의 순위를 나타내는데, 브라질은 슈팅 수, 유효슈팅 수,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이어지는 패스(PPA) 이렇게 3개 부문에서 전체 16개 국 가운데 1등을 차지했습니다. 압도적인 공격력이죠? 패스 데이터를 보면 브라질은 숏 패스와 중거리 패스 위주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장거리 패스 위주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브라질은 공중볼 경합은 아예 하지도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중볼 관련 통계는 하위권에 있더라고요.
 

스포츠+세탁=스포츠워싱

독자 여러분은 혹시 스포츠워싱이라는 단어 들어본 적 있나요? 마부뉴스를 열심히 읽어온 독자라면, 혹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그린워싱이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 있을 텐데… 예전에 <그린워싱, 우리는 얼마나 속았을까?> 레터에서 그린워싱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린워싱은 그린(Green) +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 이미지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행위를 뜻합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위장 환경주의라는 말도 있죠. 스포츠워싱도 같은 형태의 조어입니다. 스포츠로 악평을 세탁하고 이익을 보는 행위를 뜻하죠.
 
스프 이미지
스포츠워싱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여러모로 잡음이 많이 들리는 월드컵이라서 그래요. 우선 동성애 관련 이슈가 있었죠. 카타르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지만 월드컵 공식 홍보대사인 카타르 선수가 인터뷰에서 동성애를 ‘정신적 손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문제가 됐거든요. 항의 차원에서 덴마크,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등 7개국 대표팀 주장은 차별에 반대하는 무지개 로고의 완장을 착용하려고 했죠. 물론 FIFA의 경고로 실행에 옮기진 못했어요.

이 뿐만 아닙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을 짓는데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 역시 말이 많았습니다.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시점인 2010년 12월 이후부터 2020년까지 카타르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가 무려 6,500명 이상 된다는 가디언 지의 조사가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카타르 정부에서는 월드컵 경기장을 짓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노동자 중 사망한 경우는 3건뿐이라고 발표했지만 말이죠.

카타르에는 현대판 노예제라고 불리는 아랍 문화의 후원제도가 존재하는데 이 탓에 노동권이 상당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FIFA는 지난 10여 년의 준비 기간 동안 카타르의 외국인 노동자 인권이 많이 개선됐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상황이 갑자기 나아지긴 어려운 게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노동 단체에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피로 세워진 경기장에서 경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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