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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천적' 말벌, 이젠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소탕

<앵커>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서식지 파괴와 살충제 남용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꿀벌의 천적인 말벌이 늘어나는 것도 큰 걱정거리인데, 최근에는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말법집을 소탕하는 방법도 쓰이고 있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붕 꼭대기에 둥그런 물체가 매달려 있습니다.

2019년 국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등검은말벌'의 집입니다.

꿀벌 집으로 침투하는 토종 말벌과 달리 공중 사냥을 하는데, 꿀을 따서 돌아오는 무거운 꿀벌만 골라 한 마리씩 낚아챕니다.

잡자마자 꿀벌의 몸통 부분만 떼서 으깬 뒤에 애벌레 먹이로 줍니다.

[최문보/경북대 식물방역대학원 교수 : 꿀벌 사냥에 전문 특화된 말벌들이기 때문에 (등검은)말벌 때문에 양봉업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봄에 꿀을 따야 하는데 말벌들이 거의 다 잡아가 버리니까. 대략적으로 30~40%를 잡아가 버려요.]

말벌로 인한 국내 양봉업의 피해액은 연간 2천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 토종인 장수말벌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3년 전 미국 북서부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살인 말벌'로 부르며 정부가 소탕 작전을 펴고 있습니다.

드론과 열화상카메라를 동원하고, 말벌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벌집을 찾아내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장수말벌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숀 클리블랜드/미국 퍼시픽루터란 대학교 생물학 박사 : 각각의 장수말벌에 칩을 부착하면 그게 삐, 삐, 신호를 보냅니다. 그 소리를 인식해 장수말벌이 정확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어요. 5~10초 안에 알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말벌 트랩을 쓰거나, 잡은 말벌에 약을 묻혀 집으로 날려 보내 퇴치하고 있는데, 방제 효과가 떨어집니다.

[최문보/경북대 식물방역대학원 교수 : (등검은말벌) 벌집 자체에 수천 마리가 있고 매일매일 1백여 마리 이상이 태어나요. 트랩으로 몇십 마리 잡아봐야 별 의미가 없거든요.]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 과수 작물에 문제가 생기고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우리도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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