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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식민 지배의 상징"…애도 거부하는 사람들

<앵커>

지금 영국 런던 거리에는 이렇게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네려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 겁니다. 조문하려면 거의 하루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하는데, 이런 전 세계적인 추모 열기와 달리 여왕의 서거 소식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배경을 이경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앵커>

[리지(여왕의 애칭)가 관짝에 들어갔다!]

아일랜드의 축구 경기장에서는 여왕의 서거를 축하하는 응원가가 나오고, 거리에서는 축제 때나 있을 법한 차량들의 경적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영국 바로 옆 아일랜드는 800년에 걸쳐 영국 식민 지배를 받았습니다.

특히 여왕 재임 기간인 1972년, 영국 공수부대가 북아일랜드 가톨릭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4명이 희생된 피의 일요일 사건도 있었습니다.

반영 감정을 키운 아일랜드 현대사 최대 비극으로 평가받습니다.

[바비 존스/아일랜드인 : (영국은) 세계 곳곳에서 끔찍한 일을 너무나 많이 저질렀습니다. 찰스 3세도 공수 부대 장교였잖아요.]

이런 분위기는 과거 영국의 다른 식민 국가에서도 읽힙니다.

엘리자베스 2세 즉위 초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독립운동 과정에서 9만 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AP 등 세계 주요 외신들은 여왕 서거를 계기로 이 사건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마텐지 와 아이레기/반군 출신 : (시위 이후) 저는 감옥에서 3년을 보냈고, 감옥에서의 생활은 끔찍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여왕 왕관 가운데 박힌 105.6캐럿 코이누르 다이아몬드 등 약탈해 간 보물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거세졌습니다.

인도 정부는 코이누르를 기꺼이 선물로 준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지만, 인도 네티즌들은 사실상 약탈당했다며 SNS에 코이누르 태그를 달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불거지기 시작한 식민 국가의 설움과 과거사 문제, 새로 취임한 찰스 3세와 영국 왕실이 직면한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 : 김인선, 작가 : 김효진, CG : 전해리·권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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