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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국가같다"…기부받은 생수로 사는 미국 '주도'

[월드리포트]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의 주도 잭슨시.

[잭슨 시민 : 이건 말도 안 돼요. 한 주의 주도라고요. 그런데 마치 제3세계 국가에 사는 느낌이에요.]

이곳 시민들이 이렇게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는 뭘까?

수도를 끝까지 돌려봐도 물이 거의 나오질 않고, 수도꼭지에서 흙탕물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러길 벌써 지난달 말부터 열흘 째, 어쩌다 물이 제대로 나와도 반드시 끓여서 써야 합니다.

[잭슨 시민 : 아침에 최소 한 시간은 더 걸려요. 오늘도 교회에 갔는데, 립스틱이며 화장을 하나도 안 하고 갔어요. 왜냐하면 얼굴을 제대로 씻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최근에는 납 가루까지 섞여 나오고 있습니다.

[잭슨 시민 : 뭐 하나 보여 드릴게요. 이렇게 수도꼭지 앞부분을 열어보면 여기 이렇게 납 가루가 모여 있어요.]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부터 정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시작한 잭슨시의 상수도, 이내 펌프가 고장 나 시 전체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더니, 지난달 말 홍수까지 겹치면서 이젠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미 전역에서 기부한 생수를 배급받아 생활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잭슨시의 상수도는 지난해 초에도 한 달간 단수가 되는 등 어제오늘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닙니다.

[잭슨 시민 : 이게 새로 벌어진 일이 아니에요. 제가 어렸을 때에도 시에서 물을 끓여 먹으라고 권고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제 어머니가 물을 항아리에 끓여서 요리하는 걸 자주 봤어요. 상수도 문제는 우리에게는 십 년도 넘은 일이에요.]

시민 들은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 건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잭슨시는 약 15만 인구의 90% 가까이가 흑인이다 보니 미 공화당이 제대로 된 인프라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편에서는 최근 30년간 인구가 계속 주변 도시로 빠져나가며 도심공동화 현상이 진행되는 게 상수도 관리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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