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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하려면 돈 줘" 50년 마을 통로 막은 땅 주인

<앵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갑자기 통행로를 쓸 수 없게 됐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한 주민이 자신의 땅이라며 도로에 돌과 철근을 쌓아둔 건데, TBC 안상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대구 팔공산의 한 작은 마을.

마을 진입로 한복판에 다란 돌덩이가 군데군데 놓여져 있습니다.

철제 울타리 옆에는 철근 봉까지 설치돼 도로를 막고 있습니다.
땅주인이 막은 도로

한 마을 주민이 도로가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며 장애물을 설치해 주민들의 통행을 막은 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로 위쪽 8가구 주민들은 올해 초부터 오도 가도 못하고 고립된 상황.

쓰레기 수거 차량이 마을에 올라가지 못해 주민들이 직접 쓰레기를 들고 걸어 내려오는가 하면 자동차가 도로를 막아놓은 돌에 부딪쳐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피해 주민 : 집에서 안 자고 다른 데 있어요. 한참 됐어요. 어떻게 생활할 수가 없잖아요. 장 보면 다 끌고 사람 손으로 들고 가야 하는데 저 먼 곳까지.]

땅 주인은 도로를 막은 돌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주민들의 집으로 찾아와 화초를 밟고 부러뜨리는 등 횡포를 부렸는데 경찰에 신고해도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었습니다.

땅 주인은 도로를 이용하고 싶으면 보상금을 달라고 주장합니다.

[땅 주인 : 보상 처분해주면, 돈이 내 손에 들어오면 열어 주지. 그 외에는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돼.]

문제의 도로는 1970년대 새마을사업 당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땅으로 도시계획시설 고시가 되어 있지 않아 지자체가 보상할 근거도 없습니다.

동구는 민원이 들어오자 사유지 범위에 대한 토지 측량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50여 년 동안 사용해 온 유일한 통행로가 갑자기 차단된 지 석 달째, 고립된 주민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영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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