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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축 금 가고 지반 내려앉고…재개발 옆 학교 비상

 <앵커>

경기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체 학생의 절반 정도가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학교 지반이 내려앉고 건물 바로 아래 석축은 갈라져 아이들 안전을 걱정해야할 정도라는 건데, 어떻게 된 일인지, 소환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석축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만든 지 50여 년이 넘은 석축인데, 석축이 받치고 있는 건 초등학교 건물 별관입니다.
 
석축 바로 위 지면이 내려앉으며 아스팔트에도 금이 갔습니다.

[이쪽으로 쏠려 있는게 보이잖아요? 어떻게 이게 특이사항 없음이냐고?]

학교 건물 옆에는 지반이 내려앉아 생긴 구멍도 있습니다.
 
학교 저압 배전반입니다.

원래 도로 끝과 맞닿아 있던 건데, 틈이 생겨 이만큼 벌어진 상태입니다.

학부모들은 3년 전 시작한 학교 주변 아파트 재개발로 생긴 문제라고 말합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석축 균열이 심해졌고, 학교 화장실 물이 갑자기 나오지 않기도 했다는 겁니다.

학부모 항의로 재개발 시공사는 2020년 11월과 지난 4월, 두 차례 학교 건물과 지반에 대한 안전 검사를 했습니다.

안전에 큰 영향이 없는 B등급이 나왔다고 시공사는 설명합니다.

[시공사 관계자 : 안전성 검토를 하니 이상은 없는데 매지 부분 탈락 부분 보수하라고 해서 (보강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는 안전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따로 전문가에게 의뢰했고, 강한 비가 내리면 석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의견서를 받았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의견서 작성) : 이 정도로 땜질해서 갈 수 있는 수준은 넘었어요. 이것은 근본적으로 공사 안 해주면 제가 볼 땐 위험하다고 봐야죠.]

아이들 안전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등교 거부로, 2학기 개학 첫날인 어제와 오늘 학생 200여 명이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 A 씨 : (아이가) 금이 가서 위험해 보여서 학교에 가는 게 무섭다라고 하더라고요.]

[초등학교 학부모 B 씨 : 아이가 다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학교를 안 보냈어요.]

사태가 악화되자 경기도 교육청이 나섰습니다.

별도의 정밀 안전검사를 하겠다면서, 시공사 측에는 균열이 발생한 지점마다 보강공사를 요구했습니다.

학교 측은 정상적인 수업을 위해 등교를 요청하고 있지만, 불안을 덜기는 역부족입니다.

[김유미/학부모 협의회 부회장 : 저희 비만 오면 무서워 죽겠어요. 언제 무너질까봐. 어린아이들 생명가지고 그러시면 안 됩니다.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지인, 화면제공 : 이수곤 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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