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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인 대신 채굴해 주겠다"…투자금 100억 '먹튀'

<앵커>

경찰이 한 코인 채굴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코인 채굴을 위한 저장공간을 사면 특정 가상화폐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는데,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300명이 넘고 피해 금액은 100억 원에 달합니다.

박찬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든 경찰 수사관들이 사무실을 빠져나옵니다.

[(압수물은 어떤 거 들고나오셨어요?)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코인 채굴 업체 A 사의 서울 사무실과 부산과 대구 등에 차린 채굴장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오늘(26일) 진행했습니다.

A 사는 투자자들로부터 특정 코인을 대신 채굴해주겠다며 지난해부터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투자자들이 코인 채굴에 필요한 저장공간을 구입하면 구입한 양에 비례해 코인을 매주 지급해주는 구조입니다.

이 모 씨는 저장공간 100TB당, 당시 10만 원 정도에 거래되던 코인 2만 3천 개를 6년에 걸쳐 지급해준다는 업체 약속을 믿고 300TB를 3억 6천만 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코인 지급이 돌연 중단됐습니다.

[이 모 씨/투자 피해자 : 약속을 안 지키니까 장비가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 '장비 내역을 나한테 좀 줘봐' 그랬어요. 마지막 통화할 때까지도 그러면서 뭔가 합의를 하자고 하는데 '나는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돈 돌려주고 끝내자' 근데 이제 (연락이 끊겼죠.)]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300여 명.

피해 금액은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 등 2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올해 초부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경찰은 A 사가 코인 채굴 능력을 넘어서는 계약을 투자자들과 체결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자에게는 '채굴'로 획득한 게 아닌 거래소에서 '매입'한 코인을 줬는지도 확인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태현/변호사 : 만약에 본인들이 채굴해서 지급한 게 아니라 시장에 있는 코인이니까 시장에서 코인 사서 지급하고, 이런 식으로 했다면 완벽한 사기가 되는 거죠.]

A 사는 SBS에 "법대로 하면 될 일"이라면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업체 대표 등 관련자를 소환 조사해 사기 행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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