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치안감 공식 발표하고 번복…'실무자 실수'라는데

<앵커> 

경찰이 어젯(21일)밤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2시간 정도 지난 뒤에 앞서 발표했던 건 잘못된 거라면서 몇 명의 보직이 바뀐 새로운 인사안을 다시 내놨습니다. 경찰 해명이 오락가락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행안부와 대통령실까지 나섰습니다.

손형안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보겠습니다.

<기자> 

시도 경찰청장급에 해당하는 치안감 28명의 인사안을 경찰청이 공개한 건 어젯밤 7시 10분쯤. 

경찰 통제 방안을 담은 행정안전부 자문위 권고안이 나온 날에 경찰 고위 인사안이 전격 발표된 겁니다.

그런데 2시간여 뒤 경찰은 7명의 보직이 변경된 수정안을 다시 발표했습니다.

경찰의 해명은 오락가락했습니다.

처음에는 경찰청 인사 실무자가 확정 전 인사안을 공지한 단순 실수라고 했다가, 이후 행안부 쪽에서 바뀐 인사안을 건넸다고 한 겁니다.

행안부 장관이나 대통령실에서 인사권을 통해 경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그러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대통령 결재는 밤 10시 단 한 차례였다며 '경찰청이 희한하게 대통령 결재가 나기 전에 인사안을 공지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경찰청 안에서 기안 만드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고요. (대통령 결재) 그 이후에 변동된 것이나 아무런 변동 상황이 없습니다.] 

경찰청도 구체적 경위를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에서 행안부로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최종안이 아닌 협의 중이던 여러 인사안 중 하나를 잘못 보냈다는 겁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행안부, 경찰청 간 의사소통 미흡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실이 경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없고, 행안부 장관 제청을 받아 그대로 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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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 드린 손형안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급박한 인사 때문?

[손형안 기자 : 우선 설명을 좀 드리면 이번 인사 과정은 이례적으로 조금 급박하게 진행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도 어제 오후 4시쯤에 행안부로부터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부임 날짜는 바로 오늘이었습니다. 통상적인 경찰 인사는 내부적으로 먼저 사전 예고를 한 뒤에 충분한 시간을 좀 둬야겠죠. 지역 간 이동을 하시는 분도 있을 거고 부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을 조금 주는데 이번 인사는 좀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거죠.

저희가 따로 취재한 정부 관계자 설명은 이렇습니다. 행안부와 경찰청이 사실상 합의한 안은 제일 처음 경찰이 발표했던 인사안이었다는 겁니다. 이 인사안을 대통령실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1시간 넘게 반응이 없어서 경찰청이 이 안이 확정된 것으로 보고 공표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시기가 좀 미묘하죠. 자문위 권고안을 놓고 행안부와 경찰이 좀 서로 불편한 시기에 인사가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일어난 사고로 보이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Q. 결재도 없이, 왜?

[손형안 기자 : 그게 관례였다는 겁니다. 대통령 결재 전에 발표하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는 게 경찰청 입장입니다. 이미 종합적인 협의가 끝난 내정안을 먼저 발표한 이후에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왔다는 건데, 이번에 논란이 컸지 않습니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찰청이 앞으로는 대통령의 결재를 받은 이후에 내정 발표를 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Q. 내용 두고도 '뒷말'?

[손형안 기자 : 대표적으로 최근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김도형 신임 강원청장 사례가 대표적으로 손꼽힙니다. 통산 치안감 승진 인사 이후에 첫인사는 지방청장으로 가기보다는 참모 역할을 맡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김 신임 청장은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렸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고등학교 후배로, 이번에 인수위 파견도 갔다 왔었거든요. 이러한 배경과 인연 때문에 이례적으로 고향 청장에 바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