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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구 넘는 시신 한 곳에…키이우 집단 학살 현장에 가다

<앵커>

100일 넘게 전쟁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에 저희 특파원이 정부 허가를 받고 들어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키이우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상우 특파원, 지금 뒤로 보이는 곳이 어디입니까?

<기자>

제가 지금 있는 이곳은 수도 키이우와 서쪽 관문인 이르핀을 연결하던 다리가 있던 곳입니다.

침공 초기에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기 위해서 총공세를 펼쳤는데, 수도 키이우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이 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장갑차나 탱크가 이곳을 진입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이렇게 다리를 폭파시켰습니다.

전선은 동부로 옮겨갔지만, 이 다리는 폭파된 모습 그대로 이렇게 남아 있는데요.

이번 전쟁의 참상이 남아 있는 곳은 이곳 말고 또 있습니다.

이르핀 바로 옆에는 인구 3만 5천 명이 살던 또 다른 소도시 부차가 있습니다.

작고 평화로운 도시였지만, 개전 초기 수도 키이우로 진입하려는 러시아군과 이를 막으려는 우크라이나군이 일진일퇴의 전투를 벌인 곳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필사적인 항전 끝에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퇴각한 지는 벌써 두 달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마을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교전이 치열했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후 집단학살로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의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습니다.

제 옆에 있는 곳이 바로 숨진 민간인들의 묻힌 장소입니다.

이 장소에는 대략 200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들이 묻혀 있는데요.

이들 대부분은 발견 당시에 손이 묶여 있었고, 고문의 흔적이 있었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입은 총상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로 봤을때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지아/수녀 :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슬픈 일들이었습니다. 부차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선 끔찍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교전이 치열한 지역이 있죠. 동부 돈바스 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SNS를 통해서 최전선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면서, 하루에 많게는 1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전사하고 있고 500명이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베로도네츠크를 두고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양측이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들은 이번 전쟁이 뚜렷한 진전 없이 양측의 피해만 키우는 소모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에 소속돼서 러시아군과 싸우다가 생포된 영국인 2명과 모로코인 1명이 붙잡혀있는 상황에서,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법원이 이들에게 일사천리 식으로 사형을 선고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임지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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