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중, 새 인도·태평양 질서 존중하며 책임 있는 국가 역할해주길"

박진 외교부장관이 오늘(23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미동맹 격상에 따른 한중관계에 대한 질문에 "중국이 새로 형성되는 인도·태평양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 한중 간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장관은 "한미동맹이 강화됐다고 한중 관계를 등한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중 관계가 한국에게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우려가 있다면, 전략적 소통을 통해 그 우려를 해소하고, 상호 존중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본격화된 한미 기술동맹에 대해선 '윈윈 관계'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과 격차를 유지하고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한미 간 기술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에 대해 "진화하고 있는 프레임워크"라며 중국이 소외감 느끼거나 배척되지 않도록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이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점도 소개했습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을 공식적으로 도입해 외교전략으로 수립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외교부 북미국 내에 인태전략팀, 양자경제외교국 내에 IPEF팀을 각각 출범하기로 했습니다.

새 정부가 미국 주도 구상인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의향을 밝혔다고도 소개했습니다.

이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다자 정상회의입니다.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안보위협에 대한 대응,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며 가치와 규범에 입각한 협력이 될 거라고 방향성을 설명했습니다.

조만간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해 한미일 3국 차관급 협의를 할 예정입니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스스로 폐기하고 비핵화할 의지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진단하며,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할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