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코인 '루나 · 테라' 폭락 충격파…"죽음의 소용돌이 패닉"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1달러대, 테라는 60센트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을피하지 못하면서 테라가 폭락하고 루나도 97% 추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입니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 대표의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가상화폐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습니다.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해 32위로 미끄러졌습니다.

테라는 한때 스테이블 코인 가운데 3위 규모로 시총 1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테러는 현재 그 가치가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금리 인상과 미국 증시 추락이 가상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에서 루나와 테라의 특이한 거래 알고리즘은 두 코인에 대한 '패닉 셀'(투매)을 촉발했습니다.

최근 테라의 급락에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테라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다시 두 코인의 가격 하락을 촉발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빠져든 겁니다.

테라는 테더나 USDC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구별되는 알고리즘을 채택했습니다.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떠받치도록 한 겁니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투자자들의 신뢰로만 유지되는 이 메커니즘은 최근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은 "루나와 테라의 극적인 가격 하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증발해버릴 수 있는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테라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