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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스트] '핵무기 먼저 쓸 수 있다고?'…김정은 열병식 연설 해부

화려한 조명이 김일성 광장을 감싸고 공중에선 야광 낙하 쇼가 펼쳐졌습니다. 북한이 25일날 한 열병식 장면들입니다. 북한은 4월 25일에 김일성이 '항일빨치산'을 조직했다고 주장하는데 올해가 딱 90주년이었어요. 준비를 워낙 거하게 했다고 소문이 나서 얼마나 대대적으로 할건지 관심을 끌었는데 공 들인 티가 확실히 나긴 났습니다. 행사도 행사인데 녹화 영상에 각종 효과를 입혀서 전쟁 영화나 뮤직비디오 비슷하게 편집했습니다. 열병식엔 방역복을 입은 비상방역종대도 참여했는데 오징어 게임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신형 무기 총동원한 북한

이날 새로 등장한 무기는 이거였습니다. 신형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 SLBM인데요. 그처럼 위력적인 수중전략탄도탄 종대입니다. 작년 1월 열병식때 등장한 북극성 5형이랑 비교를 해보니까 1~2미터 정도 더 길어진 걸로 보이는데요. 길어지면서 몸체도 커졌는데 결국은 탄두를 키우려고 한 걸로 분석됩니다. 탄두를 키우면 그만큼 더 위협적인 무기가 되겠죠.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 17형도 여러 기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이거 지난달에 발사했다가 공중 폭발한 걸로 한미 군 당국이 탐지했는데 북한은 전혀 티 안내고 있거든요. 실패한 적 없다는 듯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딱 1번 시험 발사 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색을 다시 칠했는데 전 거에 비해서 실전형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사실 의미심장했던 건 김정은 총비서 연설 내용이었습니다. 연설 분량만 굉장히 긴데, 핵심은 마지막에 나왔어요.

■ '핵 선제 공격' 시사한 김정은...강대강 국면으로 향하는 한반도 정세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 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수 없다."

말을 좀 꼬아서 했죠? 의외의 사명이라고 이야기했으니까 그럼 원래 사명이 뭔지부터 살펴봐야겠습니다. 김정은 연설은 이래요. '핵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하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그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가 없다', '꼭 전쟁을 방지하는 목적이 아니어도 어쩌면 핵을 쓸 수도 있어' 이렇게 여지를 남긴 겁니다.

그런데 이달 초에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선제 타격과 같은 군사 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판이 되는 것이다'. 김여정이 먼저 핵위협을 하고 이번에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했으니 위협 수위가 높아진 거죠.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게 원래도 국제사회 룰을 벗어나는 행위긴 하잖아요. 그런데 그동안은 적어도 논리상으로는 핵을 먼저 쓰지는 않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개의치 않겠다' 이렇게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 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핵무력을 최대한 급속한 속도로 더 강화한다고까지 했는데요. 핵 능력을 발휘할 수단도 각각 다르게 써야 한다고 지시해서 대미용 전략핵무기 대남용 전술핵 무기를 다양하게 더 개발할 걸로 예상됩니다. 

한미 정보당국이 다음 달쯤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열병식 분위기를 보니 정말 할 것 같아서 걱정스러운데요. 최근에 김정은 총비서가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 받았다고는 하는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걸로 분리해서 대응하는 양상입니다. 새정부 출범 앞두고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 국면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 스페셜

(영상취재 : 김승태 / 편집 : 박승연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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