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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다 야반도주" 치솟는 원자재값 감당 어려운 중기

<앵커>

최근 수입 원자재값 크게 오르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버티다 못해 말 그대로 야반도주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던데 현장 상황을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굳게 닫힌 공장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계들이 멈춰 서 있습니다.

니켈과 구리, 크롬으로 도금하는 업체인데 최근 이 모든 원자재값이 크게 올라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0명 넘는 직원들 몇 달 치 월급도 주지 않은 채 최근 업체 대표가 잠적했습니다.

[조상갑/공장 건물주 : 전기세, 폐수(처리)비, 가스비, 수도 요금 이런 게 엄청 밀려 있다니까요. 지금 찾아도 연락도 안 되고 방법이 없어요. 도망가버리고 없으니까.]

새롭게 설비를 들이고 있는 이 공장.

직원들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대표가 구속됐고, 1년이 지나서야 새 주인과 함께 가동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모두 원자재값 급등 때문입니다.

[설필수/도금업체 대표 : 코로나 오면서 그때 당시 2만 원 하던 원자재가 6만 원까지 가버렸어요. 200% 이상 올라버렸잖아요.]

실제 런던금속거래소를 기준으로, 니켈은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아연은 2배 반 올랐습니다.

이들이 더 힘든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대기업의 납품 단가는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박평재/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 (납품 단가를 언제 정하신 거예요?) 오래된 건 10년 전 단가도 있고, 새로 개발되는 건 지금 나오면 올해 단가 계약을 하고… 이때까지 5년, 10년 돼도 단가 인상된 게 별로 없어요, 한 번 정해지면.]

이 때문에 업계에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납품 가격에 반영하는 단가 연동제를 원하지만, 관련 논의는 10년 넘게 지지부진합니다.

특히 사적 계약 관계에 법률로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있어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단가 연동제 법제화 대신 연동제 시행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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