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김여정, '핵보유국'에 객기?…"남, 심각한 위협 직면할 수도"

[취재파일] 김여정, '핵보유국'에 객기?…"남, 심각한 위협 직면할 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이 남한을 위협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지난해 9월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흘리던 때 이후 6개월여 만의 담화입니다.

김여정은 서욱 국방부 장관의 언급을 문제 삼았습니다. 서욱 장관은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입니다.

김여정은 서욱 장관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북 대결광기를 드러냈다면서, 서 장관의 발언으로 남한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렸다며 남한에 대해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서 장관을 미친놈, 쓰레기, 대결광으로 지칭하며 강력한 적대의식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군사분야를 총괄하는 박정천 비서도 담화를 내고 "남조선(남한)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김여정 담화에서 짚어볼 부분

 
그런데, 이번 김여정의 담화는 몇 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이 이른바 '핵보유국'의 위세로 남한을 겁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여정은 서 장관의 발언을 비난하면서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술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쟁을 하게 되면 비대칭무기인 핵을 가지고 있는 북한이 우위에 있는데, 무슨 배짱으로 북한을 위협하느냐는 비아냥이 깔려 있습니다.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억지력 확보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음으로, 이번 담화를 통해 대남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북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 발사

최근 주목받았던 ICBM급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움직임은 미국을 주요 타깃으로 한 위협이었던데 비해, "남조선(남한)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며 남한을 지목한 것은 북한 도발이 비무장지대나 서해 부근에서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며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와 박정천 담화를 모두 노동신문에 게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 누구나 볼 수 있는 매체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대남 위협 담화를 고지했다는 것은, 남북 간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하고 있으라는 뜻입니다.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에 앞서 주민들을 상대로 사전정지 작업에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 볼 부분은 북한이 행동에 나설 시기입니다.

김여정은 남한에 대해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면서도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서 장관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며, 공을 남한에 넘기는 것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언뜻 보면, 남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북한이 달리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을,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본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남한에 기회를 줬는데 역시 '대결광기'를 부리고 있다며 긴장 고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김여정의 담화는 대남 도발의 명분쌓기적인 측면이 강해 보입니다.

북한의 도발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면 북한도 어쩌지 못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