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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한복판에 용산이 없는 이유는? '통 집무실' 옮겨간다는 용산의 140년 외국군 주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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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이라는 산에 가려면 어느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게 가장 가까울깐요? 용산역도, 신용산역도 아닙니다. 이태원이나 한남, 삼각지역도 마찬가지로 아니고요. 정답은 바로 공덕역입니다. 용산구가 아니라 마포구에 있는 지하철 역이지요. 용산(龍山) 정상쯤에 위치한 천주교용산교회에서 55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용산 이름의 유래가 된 산이 용산구 외곽에 있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실, 용산(龍山)은 '조선시대 용산'의 중심 이었습니다. 한양 주변 성저십리에 위치한 '용산방'이라는 지역이 이 일대였던 것이죠. 이랬던 '용산'이 지금 위치로 조금 '동진'하게 된 것은 용산의 외국군 주둔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용산에 외국 군대가 주둔한 게 문헌으로 확인되는 최초 기록은 임진왜란 때입니다. (몽골군이 주둔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문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의 부대가 용산(龍山) 동쪽에 주둔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용산 철도기지창과 용산전자상가가 위치한 곳입니다.

300년 정도가 지나고, 1882년 임오군란 당시 파병된 청나라 군대가 한양에 주둔하면서 용산 외국군 주둔 역사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곧이어 청일전쟁이 터지고, 일본군이 용산에 자리잡게 되죠. 이후 러일전쟁에 승리하고 대한제국과 한일의정서를 체결한 일본은 전쟁 당시 성장한 용산역 동쪽, 지금 용산공원 부지에 군사시설을 설치합니다. 그리고 이 일대를 '신용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죠. 지금 '용산' 지역의 시작입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이 지역은 다시 외국군의 관할로 넘어갑니다. 미군이 등장한 거죠. 평택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곳은 주한미군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140년 정도가 지나서야 드디어 우리 국민에게 반환될 채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용산공원' 말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공식화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월 10일부터 용산에서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용산의 역사에 또 어떤 문장이 더해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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