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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김광현 연봉, 81억 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명분과 실리 모두 챙긴 SSG

[라커룸S] 김광현 연봉, 81억 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명분과 실리 모두 챙긴 SSG
"행사 전에 잠깐 알려드리겠습니다. 김광현 선수의 올해 연봉은 81억 원입니다."

SSG에 복귀한 김광현 투수의 공식 입단식이 열린 16일 송도의 한 호텔. 행사를 앞두고 류선규 SSG 단장은 마이크를 잡고 짧은 공지를 했습니다. 4년 151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은 김광현의 올해 연봉을 공개한 겁니다. 금액은 무려 81억 원. 액수가 알려지자 취재진 사이에서 짧은 탄성과 함께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가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김광현의 연봉 81억 원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이며,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92억 원),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 83억 원) 말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입니다.

류선규 단장은 81억 원을 책정한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그는 "SSG 구단은 김광현 선수에게 KBO리그, 국내 야구 최고 대우를 약속했습니다. 금액을 책정하다보니까, 이번 계약은 비FA 다년 계약 케이스입니다. 계약금이 없고 모두 연봉으로 주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연봉 규모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기간 4년 동안 구단의 자금 사정을 감안해서 책정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SSG에 복귀한 김광현 투수

김광현은 지난 2017년 SSG의 전신, SK와 4년 85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듬해인 2018시즌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9시즌을 마친 뒤 미국 무대로 진출했습니다. FA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SSG 구단은 김광현을 '임의 탈퇴' 신분으로 공시했습니다. KBO 규약에는 임의 탈퇴 선수 신분이 되면 해당 선수와 구단의 종전 계약은 해지됩니다. FA 신분이 아닌 일반 선수와 같은 조건에서 계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비FA 선수의 다년 계약을 허용했습니다. 그러자 구단 내 우수 자원이 많은 SSG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한유섬과 박종훈, 문승원을 비FA 선수 다년 계약으로 잔류시켰습니다. 그리고 눈을 김광현에게 돌렸습니다.

감광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FA 신분이 돼 새 구단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새 둥지를 찾지 못했고, 홀로 훈련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코로나로 개막이 연기돼 힘들었던 2020시즌과 똑같은 시련을 맞았습니다. 이때 SSG는 김광현에게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복귀를 요청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김광현은 아쉬운 마음을 접고 SSG와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SSG 구단은 김광현에게 연봉 131억 원, 옵션 20억 원 등 4년 총액 151억 원을 제안했습니다. 롯데 이대호의 4년 150억 원보다 1억 원 더 많은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김광현은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구단의 요청과 최고 대우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계약서에 사인했습니다. 그러면서 SSG 구단은 김광현의 첫해 연봉을 81억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구단 연봉 총액 상한제, 이른바 '샐러리캡'의 영향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연합뉴스)

KBO리그는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연봉(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한액으로 정해 3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한액을 어기는 구단은 벌금과 신인 지명권 순위 하락 등의 징계를 받습니다. 때문에 무제한으로 돈을 쓸 수 있는 건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SSG는 구단 자금 운용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세웠고, 김광현에게 올해 가용할 수 있는 금액에서 최대로 주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내용은 김광현의 연봉은 81억 원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광현의 계약에는 옵션 20억 원이 달려있습니다. 정해진 성적 달성에 따라 매년 5억 원씩 4년 치가 옵션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만약 김광현이 올해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치러 옵션까지 다 받게 된다면 연봉은 81억 원에 5억 원을 더한 86억 원이 됩니다.

샐러리캡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김광현의 연봉 81억 원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SSG는 '최고 대우'라는 명분과 '샐러리캡'에 대비할 수 있는 실리를 모두 챙기며 다시 한 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로 우뚝 섰습니다.

SSG에 복귀한 김광현 투수 (사진=연합뉴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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