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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갈까?' 생각만 했을 뿐인데 "뚜벅뚜벅"

안경을 쓰고 있는 이 남성 한번 보시죠.

오늘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아주 좋다고 이렇게 채팅으로 대답합니다.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이 남성에게는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15년 전 뇌졸중에 걸려서 말도 못 하고 손 하나 까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대답한 걸까요? 정답은 여기, 뇌에 있습니다.

미국 연구팀은 이 남성의 머리에 뇌 신호를 감지하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다는 뜻의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기술인데 머릿속 생각을 읽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뇌의 생각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우리 뇌 속에는 뉴런이라고 하는 신경 세포가 1천억 개쯤 존재하는데 뉴런은 전기를 이용해서 신호를 전달합니다.

뉴런이 활동할 때 생기는 전기를 측정한 겁니다.

뇌의 어떤 부위에 전기가 흐르고 있는지, 얼마큼 자주 어떤 강도로 흐르는지 측정해 뇌 상태를 파악합니다.

단어를 발음할 때 뇌가 성대를 움직이기 위해 전기적 신호를 내보내는데 이 신호를 해석해 무슨 단어를 생각했는지 맞히는 겁니다.

응용 방법은 다양합니다.

미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머릿속 생각으로 글자나 숫자를 그리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이렇게 키보드를 입력하기도 합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환자가 쓴 알파벳인데 꼭 손글씨 같죠.

이 원숭이 한번 볼까요? 게임을 아주 잘하죠.

그런데 잘 보시면 조종기 선이 빠져 있습니다.

원숭이 머리에 칩을 심어 원숭이가 생각한 대로 게임이 진행되게끔 만든 겁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 링크라는 회사는 뇌의 전기 측정과 실시간 무선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칩을 이렇게 머리에 집어넣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복잡한 과정 없이 1시간 정도면 수술이 끝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뇌에 기계 장치를 부착하는 수술이라 고통이 따르고 이식 부위의 감염 위험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실험에 투입된 원숭이 대다수가 폐사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칩을 심지 않고 머리에 모자만을 쓰는 것으로 컴퓨터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외골격 로봇은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지금까지는 버튼 달린 조종기로 직접 조종하는 거였지만 이 사람은 좀 다릅니다.

일어나는 생각을 하니 로봇이 일어서고 걷는 동작을 생각하니까 별도의 조종 없이도 로봇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도대체 원리가 뭘까요. 연구진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래현/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실제 동작을 하지 않고 상상만 하더라도 비슷한 뇌파가 나오게 됩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이 사람이 어떤 동작을 상상했는지를 파악해서 로봇을 제어하게 됩니다.]

밥도 먹을 수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개발 중인데 식판에 있는 화살표를 바라보면 화살표가 가리키는 음식을 먹여줍니다.

저도 연구소에서 직접 해 봤는데요. 생각보다 정확히 작동해서 놀랐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멸치를 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머리 뒤쪽 시각 영역에 붙어 있는 센서가 어떤 화살표를 봤는지를 해석한 겁니다.

해외 연구팀은 이런 기술을 로봇 팔이나 로봇 다리, 전동 휠체어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더 높습니다.

뇌의 활동이 너무 복잡해서 결국 다 해석하지 못하고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 거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개인차도 커서 뇌 전기 신호 측정과 분석이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거꾸로 뇌에 신호를 주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는데 촉감이나 통증 같은 것까지 조절할 수가 있어서 메타버스 같은 가상현실을 보다 실감 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악용되면 뇌를 조작한다는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CG : 강경림, 출처 : UCSF Neuralink EPFL UMPC 스탠퍼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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