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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9년 전보다 성숙한 푸이그, 키움 외국인 타자 잔혹사 끊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의 거금도 야구장. 평소 조용하던 한반도 최남단 야구장이 들썩였습니다. 키움의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자가격리를 마치고 10일 첫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5시간 반이 걸리는 거금도 야구장에 약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고, 푸이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습니다.
 


▲일거수일투족 모든 관심이 쏠린 푸이그

푸이그는 먼저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나눈 뒤 선수단 도착 전까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격리를 마치고 팀 훈련에 와 행복하다"고 밝힌 푸이그는 "격리 기간 동안 집 안에서만 생활했다. 영화도 보고, 넷플릭스도 봤다. 어제(9일)는 올림픽을 봤는데 한국 선수가(황대헌) 금메달을 따는 것도 봤다"며 슬기로운 격리 생활 뒷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푸이그는 지난 2013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같은 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국내 팬에게 친숙합니다. 둘은 다저스에서 '영혼의 단짝'으로 불리며 가깝게 지냈습니다. 취재진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류현진과 인연에 향했습니다. 류현진에 대한 질문에 푸이그는 미소 짓더니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뛰던 작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한국에 와서도 안부 연락을 했다. 한국 생활이 어떤지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모습 처음 보인 키움 푸이그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가 장기화 되면서 류현진은 현재 친정팀 한화의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거금도 야구장에서 한화 캠프지 거제도까지는 차량으로 2시간 거리. 가까운 곳에 있으니 만날 법했지만, 푸이그는 팀 훈련이 우선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는 "오늘 팀 훈련을 처음 시작한 만큼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류현진을 지금 만나러 갈 계획은 딱히 없다. 나중에 서울에 갔을 때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만나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I love you~"라며 장난스러운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키움이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푸이그를 영입한 건 최근 2년 동안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타일러 모터, 에디슨 러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윌 크레이그까지 4명의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지만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쳤습니다. 특히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 러셀은 큰 기대를 받고 고척돔을 밟았지만, 65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2홈런에 머물면서 짐을 쌌습니다. 4명의 외국인 타자가 기록한 홈런은 고작 11개. 여기에 간판타자 박병호까지 떠난 키움은 한 방이 있는 거물급 타자가 필요했고, 푸이그 영입에 이르렀습니다.

키움은 경기 내외적으로 푸이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은 푸이그의 외모밖에 보지 못했다. 운동하는 것을 봐야 한다"며 "손을 잡았는데 너무 커서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푸이그가 많이 순수한 친구라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어떻게 접근할지 잘 생각을 해야겠다. 잘 적응해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단 관계자는 "먼 고흥까지 많은 취재진이 온 건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거 아니겠는가"라며 "첫날부터 분위기가 좋은데, 이 좋은 분위기가 시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습니다.

2013년 LA 다저스 시절 직접 취재했던 푸이그

기자는 지난 2013년 8월 LA 현지에서 푸이그를 취재했습니다. 당시 푸이그는 LA 다저스의 떠오르는 신예로 현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매우 유쾌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푸이그에게 2013년 LA 취재 이야기와 함께 본인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푸이그는 깜짝 놀라면서 "기억난다. 당시 보스턴과 경기라 취재진이 정말 많이 있었다. 지금 보니 당시 너무 말랐던 거 같다"며 웃었습니다. 훈련 스케줄 때문에 오랜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지금의 푸이그는 9년 전 만났던 시절과 비교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푸이그는 "팀이 나를 필요해 한다는 걸 느꼈다"며 "한국시리즈에서 팀이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됐다. 가장 큰 목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이제 동료와 친해져서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거금도 야구장에 스프링캠프 꾸린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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