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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 울린 묻혔던 아픈 기억…영화 '미싱 타는 여자들'

<앵커>

영화는 오락물이면서 시대의 모습이 담긴 기록물이기도 한데, 1970년대 평화시장에서 미싱을 돌리던 소녀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유명 감독들도 진심 어린 찬사를 보내 화제입니다.

이주형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오열이 터졌습니다".

봉준호 영화감독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극장으로 불러내고 흔쾌히 응원 영상을 찍게 한 영화는 매우 드물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미싱 타는 여자들'은 1970년대 서울 평화시장에서 몇 번 미싱사, 또는 몇 번 시다로만 불렸던 이름 없는 10대 여공들의 묻힐 뻔한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임미경/주연 : 억울하고 아픈 기억… 우리 자식들한테도 대학교 될 때까지 얘기 안 했어요.]

전태일 열사는 책으로,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기록이 남았지만, 그와 함께 야만의 시절을 살아낸 소녀공의 역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는 이제 중년을 훌쩍 넘긴 그들의 마음속에 있었던 소녀의 입을 통해 묻혀 있던 역사를 복원했습니다.

[신순애/주연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민등록(증) 가져와라', '몇 살이냐' 그런 거 묻지 않았어요. '꼬마야 너, 시다 해봤니?' 해서 내가 그 자리에서 '네' 그런 거야.]

소녀공 14명과의 약 260시간 인터뷰와 1천여 건의 새로운 사진과 편지 등은 이 영화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를 다룬 첫 번째 대규모 영상구술사라는 가치도 보여줍니다.

영화는 그러나 차가운 투쟁의 언어가 아니라 따뜻한 감성의 언어로, 일하고 싸우고 공부하며 살아낸 이들이야말로 진짜 히어로임을 일깨웁니다.

[봉준호/감독 : 근래에 본 가장 아름다운 다큐멘터리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박찬욱/감독 : 70년대에 청춘이었던 분들, 그리고 지금 청춘인 분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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