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은 통상 항공기 외부 손상, 엔진 고장 등을 일으킵니다. 우리 공군 F-35A 사고처럼 새가 들이받은 충격으로 엔진 멀쩡한 상태에서 전투기의 항전장비를 셧다운 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F-35 기종의 항전 셧다운은 전투기 생명의 종료와 같은 말입니다. 이전에도 외국에서 F-35 기종이 새와 몇 번 충돌한 적 있었습니다. 좋은 비교 사례입니다. 외국의 같은 사례에서 항전장비는 정상이었고, 당연히 랜딩기어 내려서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그럼에도 공군은 성급하게 조류 충돌과 항전 셧다운을 연결시키는 것 같습니다. F-35 기종은 수천 건의 결함으로 유명했고 현재도 수백 건 결함을 안고 있는 터라 사고 원인을 새로운 중대 결함에서 찾음직 한데 그런 기류는 잘 감지되지 않습니다. 항전장비 셧다운의 원인을 조류 충돌 같은 외부 요인에서 찾아주면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쾌재를 부르며 책임 회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록히드 마틴은 이번 사고를 남 일 보듯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F-35의 조류 충돌 사고…항전 먹통은 없었다
또 "조류 충돌은 자주 발생한다"고 덧붙였는데 관련 외신 기사는 "에글린 기지에서 F-35의 조류 충돌 사고는 또 있었다"는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 대든 두 대든 플로리다에서 벌어진 F-35A의 조류 충돌에서 항전장비의 셧다운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19년 5월 7일 일본 이와쿠니에서 미 해병대의 F-35B가 새와 부딪혔습니다. 속도가 높지 않은 이륙 중 발생한 사고입니다. 이륙도 정상적으로 했고, 착륙도 안전했습니다. 조종사, 항전장비 모두 이상 없었습니다. 전투기는 다소 손상을 입어서 피해 규모는 대략 200만 달러 선으로 추정됐습니다.
우리 F-35A는 조류 충돌로 항전장비 먹통?
기체 결함이 아니라 독수리, 즉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제조사는 책임에서 자유롭습니다. 기자가 며칠 전 록히드 마틴 측으로부터 받은 이번 사고 관련 공식 입장에서도 록히드 마틴의 가벼운 마음이 엿보였습니다. 답변은 "록히드마틴은 이달 초 서산 기지에서 있었던 F-35 비상 착륙에 대한 대한민국 공군의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 "추가적인 질문은 공군에 문의하라" 딱 두 문장이었습니다. "사고 났으니 들여다 보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한국 공군이 알아서 해라" 정도의 메시지로 읽힙니다.
항전장비는 전투기의 뇌이자 신경망입니다. 셧다운 되면 F-35 기종은 적을 볼 수도, 공격할 수도 없습니다. 전투기로서 생명은 끝입니다. 전투기의 모든 것인 항전장비가 독수리 충돌로 먹통이 된 것이 맞다면 너무 허무합니다. 비행 중 항전장비 꺼진 전투기나 독수리에 받혀 항전장비 나간 전투기나 전투기 자격 없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비행 중 항전장비의 셧다운 자체로 큰 결함이고, 만의 하나 독수리 충돌로 셧다운 됐다고 해도 큰 결함입니다. 전투기 자체의 문제입니다. 공군은 제조사 록히드 마틴을 겨냥한 채 결론을 열어놓고 조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록히드 마틴과 미 공군 등으로 구성된 미국 조사단에게 말려들 수 있습니다. 돌아가는 분위기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