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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괜히 기운 없고 답답…언제까지 이렇게 사나?'

30대 남성 A씨는 최근 별 이유도 없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나마 실외에서는 나은 편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외출을 편하게 할 수도 없습니다. 

친구들과 편하게 저녁 식사를 즐긴 것도 언제쯤인지 기억이 나지 않고, 운동 동호회 활동도 잠정 중단된 상탭니다. 집이나 사무실 등 실내만 들어오면 답답한 느낌이 더 심해지고, 가끔은 공황 증상처럼 마스크를 쓰고 숨을 쉬는 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30대 여성 B씨도 코로나 이후 일할 의욕은 물론, 좋아하는 것들도 그저 다 귀찮아졌다고 말합니다. 그저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별로 하는 게 없는데도, 피로감은 크게 느끼고, 그렇다고 잠을 자려고 해도 푹 이루지 못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괜한 짜증도 나고, 슬프지는 않은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호소합니다. 
우울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합뉴스)
 

정부 조사에서도 나타나는 '코로나19 우울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처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1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결과에서도 이는 그대로 나타납니다. 지난해 4분기(12월)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18.9%로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우울 위험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다행히 최다치였던 지난해 1분기(3월) 22.8%보다는 3.9%포인트 감소한 수치지만, 직전 조사인 지난해 3분기(9월) 18.5% 보다는 0.4%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두고 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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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가장 위험…상당수 "마음 기댈 곳 없어요"

이번 조사에서는 30대가 남녀 모두 가장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월,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60대 이상의 1.5배고, 우울 위험군 비율(27.8%)은 60대의 2배에 달합니다. 

특히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7.0점과 33.0%로 모든 성별과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지난 조사에서 가장 높았던 20대는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수치는 5.0으로 내려왔습니다. 
 
[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취재파일] '코로나19 우울증' 30대 가장 위험…어떻게 극복할까
30대 남성들의 상태도 위험합니다. 특히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자살 생각 비율이 30대가 18.3%로 가장 높았는데,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엔 22.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20대 여성(17.3%), 20대 남성(17.2%) 순이었습니다. 
 
30대의 정신적 어려움은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을 뜻하는 '심리적 지지 제공자'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답한 30대의 비율이 13.6%로 가장 많았던 겁니다. 
우울증 비난 (사진=유토이미지)
 

운동하고 소통 늘리고…정부도 국민 정신건강 적극 지원해야

'코로나19 블루'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도 촘촘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이야 코로나가 종식되는 것이겠지만, 당장 각자가 우울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냥 뒀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감이 생기거나 생긴 우울감이 자칫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 유병률이 5배 높아졌다'는 결과를 내놓은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참고할 만 합니다. 연구 결과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거나 평소 감사하는 마음을 자주 갖는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은 코로나 우울 증세가 뚜렷하게 낮았던 겁니다. 연구진은 또 "일상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사회적 지지 및 정서적 교류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코로나 우울증 상담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시간을 지키는 등 일상을 유지하는 노력이 첫걸음입니다. 또 외부 활동이 많이 줄어들면서 신체활동이 더욱 급속히 줄어들 가능성이 많으니,규칙적인 운동을 코로나 이전보다 더 신경 써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책이나 스트레칭, 명상 등 간단한 신체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관련 소식들에 너무 과도하게 몰입하게 되면 가짜뉴스에도 많이 노출될 수 있고, 무력감과 우울감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주변 지인들과 전화나 메시지 등 비대면으로라도 소통의 기회를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극단적 선택의 충동이 일어날 때에는 지체하지 말고 주변이나 의료진 등의 도움을 청하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이 그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쉽게 넘기지 말고 적절한 치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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