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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되세요?"…보이스피싱, '나'를 알고 노린다

<앵커>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전해드렸지요.

휴대전화 악성 앱을 통해서 아예 그 사람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상태로 속이려 든다는 건데, 어느 정도로 치밀하게 범죄를 시도하는지, 또 악성 앱은 얼마나 설치돼있는 건지, 김승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김 모 씨,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사흘에 걸쳐 보이스피싱범들에게 2억 원을 사기당했습니다.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었는데, 자신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전화가 걸려왔고, 화상통화까지 했다고 합니다.

[김 모 씨/피해자 : 제가 일주일 동안 당했던 방법들은 훨씬 진화된 형태들이었고, 지금 학교에 있는 처장님이 어느 학과 소속 처장님인 것까지 다 알고 있고….]

[보이스피싱범 : 수고하십니다. ○○○씨 되세요? (네.) 서울중앙지검에서 연락드렸습니다.]

2달 전 역시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범에게 2천900여만 원의 돈을 뜯긴 한 대학생.

[보이스피싱 피해자 : (처음에 전화 올 때 신분을 알던가요?) 제 생년월일까지 알고 있어요.]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정확히 기록된 위조공문서를 범인들이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 빚쟁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만드는 이런 인간들이 다 있나 싶은 게 정말 잠이 안 오더라고요.]

지난 8월 자녀 사칭 보이스피싱을 당해 큰 피해를 본 모녀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 엄마 나야 이러면서 왔고. (그러니까 따님으로?) 네 저로 해서 왔고, 그러니까 사진이라든가 이런 게 동일하다 보니까, 그냥 그대로 자녀라고 믿으셨던 것 같아요.]

최근 유행하는 보이스피싱은 악성 앱을 피해자 휴대폰에 설치하게 유도한 뒤 전화를 가로채거나 휴대폰에 담긴 정보를 훔쳐 갑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다른 제2, 제3의 보이스피싱 대상자를 물색한다는 겁니다.

[박상민/신한카드 FD팀 : 골프업계에 종사하는 캐디분이 한 2주 간격으로 같은 골프장에 있던 캐디분도 똑같은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었어요. 이제 추론을 해볼 때 1차 피해자에게서 연락처 정보를 탈취해서 그 동료에게도 이제 접근을 해 똑같은 피해를 일으키게 한 사례였죠.]

경찰과 함께 악성 앱을 탐지하는 앱을 개발한 업체 대표는 놀라운 사실을 전해줍니다.

[유경식/인피니그루 대표 : 가입자 기준으로 보면 평균 30명당 한 명꼴로 악성 앱이 설치되어 있어요. (그렇게 많나요?) 오늘 보면 지금 9,459명이 설치했는데, 탐지 결과를 보면 298명이 악성 앱이 설치돼 있는 거죠.]

검찰과 경찰이 보이스피싱과 전쟁을 선포했지만, 피해자들의 절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 나는 죽을 때까지 당할 일이 없어 자부했던 사람이거든요. 결과적으로 1억 원이라는 돈을 날려버리니까 진짜 답답한 거죠.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 하고….]

(영상취재 : 주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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