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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동 매매혼 기승' 아프간…겨울 식량난 악화 우려

유엔난민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 - 인드리카 라트와테 인터뷰

[취재파일] '아동 매매혼 기승' 아프간…겨울 식량난 악화 우려

신부로 팔려간 9살 여아…식량난에 아동 매매혼 급증하는 아프간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버지 옆에 앉은 앳된 소녀. 이달 초 CNN이 공개한 영상 속 이 소녀가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이재민 정착촌에 살다 지난달 24일 55살 남성에게 신부로 팔려간 9살 소녀 파르와나 말리크입니다. 원래 교사가 되고 싶었던 소녀의 꿈은 낯선 남자의 손에 이끌리면서 멀어져 갔습니다.

소녀의 아버지가 딸을 팔아 얻은 금액은 우리 돈 약 260만 원으로, 가족들이 두 세 달 정도 버틸 수 있는 금액입니다.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녀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남은 재산마저 바닥을 보이자, 자신과 남은 가족의 연명을 위해 자녀들을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몇 달 전 12살 말리크의 언니도 팔았다", "죄스러움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8명의 다른 가족이 굶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처럼 15세 미만의 아동 결혼이 불법인 아프간에서 이러한 아동 매매혼이 급증하는 것은 국가 경제가 사실상 붕괴되고, 이재민 정착촌에서 사는 실향민이 늘어나면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CNN도 지난 2일 보도에서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에서 어린 딸을 돈 많은 노인에게 팔아넘기는 매매혼이 급증하는 현상을 두고 "아프간 국가 경제가 얼마나 파탄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올해 약 70만 명에 이르는 아프간 주민이 내전으로 실향민이 되어 이재민 정착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또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인구 절반 이상이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 겨울이 다가올수록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이러한 아동 매매혼과 같은 악순환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도 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인드리카 라트와테(Indrika Ratwatte) 유엔난민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어제(9일) SB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겨울은 아프간 국내 실향민의 생사를 위협하는 계절"이라며 "음식과 담요 같은 기본적인 지원조차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 내 실향민은 수백 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현재까지 필요한 자금 규모의 40%만 모금됐다"며 "각국 정부가 탈레반 당국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떠나, 지금 당장 행동으로 아프간 실향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인드리카 라트와테 국장과의 서면 인터뷰 전문입니다.
※ 스리랑카 국적의 인드리카 라트와테(Indrika Ratwatte) 국장은 2017년 9월부터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서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모두 총괄하는 담당 국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지난 8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이후 직접 아프간으로 찾아가 국내 실향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인드리카 라트와테 국장은 1992년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의 난민 업무 담당관으로 유엔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을 역임하는 기간에는 아프간 난민을 위한 '다개년 해결 전략'이라는 이니셔티브의 채택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아프간 내 실향민, 수백만 명 추산…인도적 지원 필요"


Q.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20년 전쟁으로 이미 난민 위기가 심각한 상태였는데, 지난 8월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또 한 차례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아프간 난민 위기, 얼마나 더 심각해졌습니까?

A. 올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내 대부분의 실향 사태는 사실 8월의 탈레반 재집권 이전에 발생하였습니다. 비록 폭력사태가 산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엔난민기구는 아프가니스탄 내 안보 상황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70만 명에 달하는 아프간인들이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집을 잃었습니다. 그중 80%는 여성과 아동입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유엔난민기구는 몇몇 가족들이 겨울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백 만 명의 실향민들이 아프간 전역에 있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내 실향민들에 대한 긴급한 지원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악화되고 있는 인도적 위기 상황은 더 많은 실향 사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프간 실향 여성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곽의 파그만(Paghman) 지역에서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 발생한 실향민들 중 약 80%는 여성 및 아동이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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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 삶 재건 의지 있어…탈레반 당국 인정 여부 떠나 인도적 지원해야"

Q. 직접 아프간 내 곳곳의 국내 실향민 지원 현장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받은 인상을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A. 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을 하였으며, 유엔난민기구에서 일을 하는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수십 차례 방문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할 때마다 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아프간인들이 너무 자주 분쟁이나 정치적 역학 관계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입니다. 지난 8월, 저는 카불에서 유엔난민기구의 중요한 인도적 임무인 거처 지원과 현금 지원, 월동 준비 물품 지원을 아프간 실향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봤습니다. 또, (난민캠프에서) 집으로 귀환하는 아프간인들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아프간인들은 삶을 재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경제 악화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 인도적 지원은 충분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전 세계 각국 정부가 탈레반 당국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행동을 해야 합니다.

카불에 있는 아프간 실향민들이 유엔난민기구 직원 및 아프가니스탄 난민 및 귀환 부서(Department of Refugees and Repatriation) 소속 공무원들에게 현금 지원 및 담요, 가스, 방수포 등의 필수 구호 물품들을 제공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의 실향민들은 공원의 개방된 곳이나 임시 보호소에서 잠을 잤으며, 경제적 여력이 되는 실향민들은 아파트를 임대하여 생활한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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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난민의 생사를 위협하는 계절…식량난·저체온증 위험 노출"


Q. 최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인구 절반 이상이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CNN은 이 같은 식량난 등의 영향으로 생존을 위해 미성년자인 딸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아동 매매혼'이 기승을 부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아프간 난민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고, 가장 필요한 도움은 무엇입니까?

A. 오늘날 아프간 실향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생존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일 것입니다. 미성년자인 딸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것과 같이, 부모라면 절대로 내리고 싶지 않은 결정을 내리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국내 실향민 캠프의 임시 거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곧 직면할 겨울은 단지 혹독하기만 한 계절이 아닙니다. 겨울은 이들의 생사를 위협하는 계절입니다. 이들은 음식, 담요, 절연 자재 등과 같은 기본적인 물품들을 필요로 합니다.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은 굉장히 높으며, 기자가 말했듯이 아프간인 가운데 절반이 극심한 식량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대응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우리는 우즈베키스탄 테르메즈(Termez) 지역에 물류 허브를 구축하고, 최근 항공편을 통해 80톤의 필수 지원 물품들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더 많은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 사회로부터 더욱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Q.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 OCHA)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초까지 새로 국내 실향민이 된 68만 명의 아프간인 가운데 60%가 18세 미만 청소년이 맞습니까? 구체적으로 영유아는 몇 명인지, 이들이 처한 어려움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아동은 늘 가장 취약한 집단입니다. 아동에게는 내재된 취약성이 있습니다. 또 현재 실향한 아프간인들 중 대부분은 아동입니다. 이들은 극심한 영양실조 및 저체온증과 같은 건강 문제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향 사태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들에서, 유엔난민기구는 가족들의 귀환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9월부터 약 166,000명의 아프간 국내 실향민들이 귀환했으며, 이를 통해 아동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포용적 교육 방법을 옹호하며, 소녀들이 교육을 받고 더 많은 학교들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린 파힘(Fahim)이 유엔난민기구로부터 현금 지원을 받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픈 상태이며, 그녀를 대신하여 파힘이 현금 지원을 받으러 왔다. 유엔난민기구와 아프간 당국은 실향민들의 자발적 귀환을 할 수 있도록 현금 지원을 시작하였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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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여성 직원들, 아프간 34곳 중 31개 지역에서 특정 분야만 근무 허가받아"


Q. 새로 들어선 탈레반 과도정부는 당초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실제로는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조처를 해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내 여성 실향민들이 겪고 있는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유엔난민기구는 아프간 여성 및 소녀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아프간 임시 정부에 직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또한 이에 대해 유엔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일찍이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유엔난민기구는 분쟁으로 인해 강제로 집을 떠나게 된 사람들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정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늘을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많은 여성들이 일을 하러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교육받은 여성들, 판사들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소녀들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거나, 그들의 미래에 대해 삶의 기본적인 선택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박해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들은 강제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게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심각하게 여겨져야 할 문제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또한 아프가니스탄 전 지역의 생명 구호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비롯하여, 사회 전체 분야에서 여성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옹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여성 직원들은 우리의 활동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들의 임무를 완전히 이행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유엔난민기구의 여성 직원들은 아프간 대부분의 지역에서 특정 분야에서만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이 되었습니다. 대체로 보건, 교육, 인도적 평가와 같은 분야에서 말입니다. 여성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총 34개 구역(province) 중 현재 3곳에서는 일을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구역에 따라 다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속적으로 인도적 대응이 여성들의 의사까지 포괄하며,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 걸어 잠근 인접국들 향해 국경 열도록 계속 촉구"


Q. 아프간은 이란,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접경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난민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대표가 파악하시기로도, 무역상이나 여행허가증을 가진 이들이 아니면 인접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가요?

A. 아프가니스탄의 국경 지역 상황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전체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이 국경들은 비자와 여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열려있습니다. 아프간인들 중 절대 다수는 여기에 포함이 안 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사람들이 안전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인접국들에게 국경을 계속하여 열어두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박해를 피해 강제로 집을 떠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필요한 서류들이나 여행 허가를 챙기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인접국 피신한 아프간 난민, 현재까지 5만여 명 추산"


Q. 서방 사회와 주변국이 난민 수용을 거부함에 따라, 아프간 난민 다수는 국내 난민으로 남을 공산이 커 보입니다. 일각에선 국내 난민 캠프의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100배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아프간 난민이 최대 50만 명이 더 나올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부대표가 파악하기에, 신빙성이 있는 전망입니까?

A.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실향을 목격했지만, 인접국으로 혹은 더 먼 국가로 피신을 하는 대규모의 난민 유입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지금까지, 약 5만여 명의 아프간 난민들이 이란, 파키스탄, 그리고 타지키스탄으로 피신했습니다.

난민 및 난민신청자(Asylum-seekers)들이 지속적으로 국경을 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전 세계 난민들의 대부분이 출신국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의 인접국인 이란과 파키스탄이 지난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프간 난민의 75% (3/4)를 수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모든 준비와 대응 계획은 아프가니스탄의 인접국에 새로운 난민들이 들어올 것이며, 이에 따라 더욱 강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함에 따라 아프간 실향민들은 임시로 거주하고 있던 샤르 나우 공원(Shahr-e Naw Park)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8월 15일 기준으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함에 따라 약 500가구가 거처를 옮겼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 data-captionyn="Y" id="i201608299"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11110/201608299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720" v_width="1280">

"아프간, 기종 수송 라인 차단…인접국 육로·항공 수송 통해 물품 지원"


Q. 탈레반 재집권 이후 국제사회의 자산 동결과 개발 원조가 사실상 중단돼 아프간 경제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안정한 치안도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그리고 유엔난민기구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프가니스탄의 긴급 상황과 같은 복잡한 인도주의 상황은 지원 수송과 같은 부분에 있어서 몇몇 어려움을 낳습니다. 필요한 대응의 규모, 전통적인 공급 루트의 붕괴, 현지 행정 관리의 변화 등이 그 어려움입니다. 위기 상황 발생 이전에, 유엔난민기구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구호 물품들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긴급 공급 체인 네트워크(emergency supply chain network)를 고안하여, 모든 상황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계획에서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기존 수송 라인의 차단을 비롯한 육로 국경의 차단이 그 어려움이었습니다. 우리는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일단 지원 물품들을 배치시키고, 양국 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기반으로 각 국경을 통해 지원 물품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수 차례에 걸친 항공 수송을 통해 카불과 마자르 샤리프(Mazar-i-Sharif)로, 겨울을 앞두고 도움이 절실했던 실향민들에게 겨울 대비 물품들을 바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아프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큰 역할을 한 유엔난민기구 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한 이처럼 중요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큰 도움을 준 기부자들과 파트너 기관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트럭이 필수 구호 물품을 싣고 파키스탄의 토르캄(Torkham) 국경 지역을 지나 아프가니스탄으로 가고 있다. 이 물품들은 아프가니스탄 국내실향민 가족들의 긴급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운송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 data-captionyn="Y" id="i201608295"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11110/201608295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720" v_width="1280">

"아프간 지원 필요 자금 중 약 40%만 모금…추가 지원 절실"


Q. 유엔난민기구는 그동안 어떤 지원을 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지원을 해나갈 계획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A. 유엔난민기구와 파트너 기관들은 올해 50만 명이 넘는 아프간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 규모를 더욱 키웠습니다. 이 지원에는 거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태양광 패널, 현금 지원 등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아이들이 신을 신발 혹은 겨울 대비 식량 등 가장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위기 상황 내내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프간인들에게 접근할 수 있고, 유엔난민기구와 파트너 기관 직원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한 앞으로도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머무르면서 아프간인들을 지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정적인 지원을 포함하여 더욱 많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을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필요한 자금 중 약 40%만이 모금됐습니다.
 

"한국, 지난 4년 간 약 1,176억 원 지원…깊이 감사"


Q.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유엔난민기구에 아프간 난민 지원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까? 또, 한국 정부는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얼마나 기여하고 있습니까?

A. 올해 약 30개국 정부 및 정부간 기여자(intergovernmental donor)는 물론이고 수십 곳의 민간 부문 기여자들, 유엔 기금, 자선단체 등에서 유엔난민기구의 아프가니스탄 대응에 기부를 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국가 정부와 개인 기부자들이 가장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는 비지정 기여금(unearmarked contribution)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비롯하여 전 세계 유엔난민기구의 대응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4년 동안 유엔난민기구의 대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약 100,000,000 달러(USD/ 한화로 약 1,176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이 기금을 통해 유엔난민기구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에 유엔난민기구는 대한민국 정부 및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속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이러한 긴급 인도주의 대응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실향민들을 위한 33톤의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실은 유엔난민기구의 첫 항공을 통한 지원이 10월 2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착륙하였다. 새로 실향민이 된 아프간인들 중 약 80%는 여성 및 아동이다. <유엔난민기구 제공><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 data-captionyn="Y" id="i201608289"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11110/201608289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720" v_width="1280">
Q. 2010~2020년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3%로 G20 국가 중 18위입니다. 난민에 대한 정서적 벽이 높은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난민 반대 정서와 외국인 혐오는 불행하게도 다른 많은 국가에서도 존재하며, 단 한 국가에서만 특별하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전 세계의 난민에 대한 공포는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아프가니스탄 위기 상황 속에서 90%에 달하는 아프간 실향민들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파키스탄을 비롯한 서남아시아 지역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난민을 수용하는 지역사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난민 수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은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 병원 등의 시설을 바탕으로 지역 기반 접근법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지역사회 주민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점진적으로 그들의 이웃인 난민에 대해 알게 되며, 그들이 왜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충분한 지원을 받은 난민들은 그들이 가진 것을 통해 새로운 지역사회에 무엇인가 돌려줄 수 있으며, 그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난민들에 대한 진전된 포용은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사진=CNN, 유엔난민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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