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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마스크와 비닐봉지…바다거북을 죽인 3kg의 쓰레기

▲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유튜브 영상

중국 하이난성에서 구조된 거대한 바다거북이 한 달여 동안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해양 쓰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부 결과 바다거북 체내에는 비닐봉지와 어망, 마스크 등 3kg에 가까운 해양 쓰레기가 쌓여 있었습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싼야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하이난성 싼야시 야룽만 인근에서 암컷 바다거북이 발견됐습니다. 몸길이 90cm, 무게 100kg의 거대한 바다거북은 하이창 해양공원 생물보육센터로 이송됐습니다. 항문 탈장과 탈수, 감염 증상에 대한 치료가 진행됐지만, 바다거북은 계속 이상 증상을 보였습니다. 몇 차례의 관장 후 쓰레기 등 이물질이 배출되면서 장폐색이 의심됐고, 지난 25일 수술이 실시됐습니다.

지난 7월 싼야에서 구조된 바다거북 (출처 : 중신왕)

예상대로 바다거북 체내는 각종 쓰레기로 차 있었습니다. 수술 4시간 만에 1kg의 이물질을 빼냈는데, 남은 양이 워낙 많고 바다거북의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을 1차로 종료했습니다. 센터 측은 며칠 뒤 2차 수술을 하려 했지만 바다거북은 다음날 죽고 말았습니다.

이후 죽은 바다거북을 해부했는데, 각종 비닐봉지와 어망, 낚시 바늘 등 각종 해양 쓰레기가 2kg이나 나왔습니다. 그 안에는 얼굴 마스크도 있었습니다. 센터 측은 "해부 결과 바다거북의 장이 심하게 괴사돼 있었고, 장 점막은 넓은 부위에 출혈이 있었다. 특히 장 전체에 걸쳐 이물질들이 낚시 줄로 서로 연결돼 있어서,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다거북 체내에서 쓰레기를 꺼내고 있다 (출처 : 중신왕)

바다에 버려지는 막대한 쓰레기로 해양 생물들이 받는 위협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파괴 주범은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매년 800만 t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는데, 이는 해양 쓰레기의 80%를 차지합니다.

바다거북 체내에서 나온 해양 쓰레기 (출처 : 중신왕)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에서 늘어난 '코로나 쓰레기'도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홍콩에 기반을 둔 해양보호단체 오션 아시아(Ocean Asia)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520억 장의 일회용 안면 마스크가 생산됐는데 이 가운데 15억 6천만 장의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마스크 1장의 무게는 3~4g으로 1년에 4,680~6,240톤의 해양 쓰레기가 추가로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해양보호단체는 지난해 상파울루 주에서 해안으로 떠밀려온 펭귄의 뱃속에서 안면 마스크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다거북 체내에서 나온 해양 마스크 (출처 : 중신왕)

해양 쓰레기가 위협하는 것은 바다거북과 펭귄 만이 아닙니다. 많은 해양 생물들이 쓰레기를 먹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하게 분해된 미세 플라스틱은 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 같이 먹이사슬 가장 아래에 있는 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을 따라 순환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입니다. 인류의 생존이 심각히 영향받는 날이 되어서야 상황을 수습하려 한다면 이미 때는 너무 늦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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