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1년 만에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휠체어 농구 대표팀에게 이번 도전은 각별합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스승 한사현 감독에게 승리를 바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시드니 패럴림픽 선수 출신인 한사현 감독은 '한국 휠체어 농구의 전설'입니다.
은퇴 직후 영하 35도의 혹한에도 휠체어를 이끌고,
[한사현/전 휠체어 농구 대표팀 감독 : 조금만 더. 끝까지 가자고. 얼마 안 남았어.]
2박 3일 만에 로키산맥 정상에 오르며 도전 정신을 불태웠고 2010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 휠체어 농구의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한사현 (2014년 당시) : 저희가 덩크슛만 못 할 뿐이고, 모든 기술이 다 나오거든요. 휠체어끼리의 몸싸움이 상당히 볼만하고요.]
2018년 간암 판정을 받았지만,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승현/휠체어 농구 대표팀 주장 : 아픈 걸 선수들한테 드러내면 분위기도 처질 수 있고 이래서 감독님 상태가 얼마나 안 좋은지 대부분 선수들 몰랐기 때문에.]
그리고 21년 만의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지난해 9월 투병 끝에 눈을 감았습니다.
제자들은 한 감독이 세웠던 목표 사상 첫 '4강 진출'을 위해 이를 더 악물었습니다.
[조승현/휠체어 농구 대표팀 주장 : 2010년부터 저희 목표는 4강으로 목표를 삼아주셔서 감독님이 하늘에서 도와주실 거라고 믿고.]
[고광엽/휠체어 농구 대표팀 감독 : 작년에 올림픽이 있었으면 한 감독님이 계셨을지도 모르는데, 한 감독님의 목표를 갖고 가는 거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도쿄에서 첫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개회식 다음 날인 오는 25일부터 조별리그를 시작합니다.
하늘로 떠난 스승의 꿈을 가슴에 품고 한국 휠체어 농구의 새역사에 도전합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