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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관광, 한국인 문의 많아요"…부유층 선점 비판도

<앵커>

코로나19 백신 물량에 여유가 있는 나라에 가서 관광도 하고 백신도 맞는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는 올해 6월부터 백신을 공짜로 놔줄 테니까 놀러 오라면서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다른 나라에 가서 백신을 맞는 거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다만 여행사 설명과 달리 사실이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리 잘 따져보셔야겠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노르웨이 여행사에 올라온 러시아 관광 상품입니다.

두 차례에 걸쳐 백신을 접종받는 일정이 포함돼 있는데, 백신은 스푸트니크V 1종류뿐입니다.

23일간 체류하는 상품은 400만 원 정도,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다녀오는 상품은 270만 원 정도 듭니다.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우베 카임/독일인 백신 관광 접종자 : 러시아에 러시아 국민들의 수요보다 백신이 더 많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최근 주지사가 직접 나서서 6월 1일부터 관광객들에게 무료 백신을 놔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던리비/알래스카 주지사 : 알래스카에 오시면 백신을 무료로 맞으실 수 있습니다. 6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알래스카에서는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예정대로 백신 관광이 시작되면 관광객들도 이 두 백신중 하나를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서 현지 상황을 물어봤습니다.

[조진성/알래스카 현지 여행사 대표 : 대개 뉴스 보시고 (한국에서 전화가 와서) 백신 얘기부터 먼저 하세요. 정말로 알래스카 들어가면 6월 초에 무료로 맞냐, 절차가 어떻게 되냐 얼마나 기다려야 되나 그런 얘기죠 뭐. 놔주는 건 사실인데 어떤 방법으로 놔주는지 정확한 건 좀 더 기다리셔야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무작정 백신 여행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여행사 홈페이지, 세르비아 관광을 하면서 원하는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광고했는데 SBS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알렉센다르 조르제비치/주한 세르비아 대사대리 : 국내외 어떤 여행사를 통하든 (외국인 관광객은) 세르비아에서 백신을 맞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품들은 인터넷 사기입니다.]

게다가 어떤 나라라도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뒤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이 일어나면, 국내 의료기관만큼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비싼 병원비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훈/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 후유증이 올 수도 있는데 거기까지 (보장 사항이) 나와 있는 여행 상품을 본 적은 없고요. 굉장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백신을 맞는 데 대해 방역 당국의 생각은 어떨까요.

방역 당국은 출입국 과정에서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외국으로 나가서 백신을 맞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맞고 온 사람을 백신 접종자로 등록하는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아서 백신을 맞았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등록 시스템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국내에서 승인받지 않은 백신을 맞았다면 접종자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왔더라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백신과 관광 상품을 엮으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여유 있는 세계 각국의 부유층들에게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나라에도 골고루 분배돼야 할 백신이 일부 국가들의 장사 수단으로 쓰인다는 비판,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지연, VJ : 김초아,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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