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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여정, 문 대통령에 "미국산 앵무새"…왜 북한 미사일 발사만 시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김여정은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 하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당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을 "뻔뻔스러움의 극치"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여정이 비난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김여정

김여정, 남북이 모두 탄도미사일 발사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최대 사거리 800km에 탄두를 2톤까지 실을 수 있는 '현무-4' 미사일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최첨단 전략무기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다면서,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은 남북이 모두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는데, "저들(남한)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북한)가 한 것은 남녘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냐며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이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도 비아냥댔습니다.

북한 미사일

북한은 국제사회 규칙 지키지 않아 제재받는 중

언뜻 생각해보면 북한의 주장이 맞는 듯도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습니다. 북한은 핵개발로 십 수년 전부터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 발효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만 수 차례에 이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규칙을 지키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부과받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탄도 기술을 이용한 어떤 종류의 발사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로켓 발사도 제재 대상입니다. 남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같을 수 없는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가 규정한 규칙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공평하지 않은 규칙이 불만이라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규칙 아래에 들어오면 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지키겠다고 선언하고 핵을 포기하면 탄도미사일 발사는 가능해집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위반하며 그들이 주장하는 '자주권'을 지킬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면 외부에 불만을 표시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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