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학술대회 저지에 저항해 전보 발령"…임종헌 측 "능력 탓"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진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사 재직 당시 사법부 윗선에서 막으려던 학술모임을 강행하려 했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7년 1월 법원행정처가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학술대회 개최를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에 관해 이 의원에게 질문했습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내부 소모임인 인사모는 당시 법관 인사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준비했는데, 대법원 수뇌부가 이 모임을 저지하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학술대회 개최를 앞둔 시기에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던 이 의원은 인사모의 구성을 주도했던 판사 중 1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의원은 같은 해 2월 정기인사에서 대전지법 부장판사로 전보됐습니다.

이 의원은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2차례나 자신을 불러 "공동 학술대회를 하면 안 되니 막으라"고 했지만, 자신은 "막으면 안 된다"고 거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의원은 대법원에서 자신의 업무 능력과 역할에 관해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어 대전지법으로 전보된 것이라는 다른 법원 관계자들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전격적으로 내보내면서 이후 개최될 학술대회에 판사들이 대거 몰리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인사 발령을 보고 대법원의 다른 연구관들이 완전히 위축돼 '정말 인사를 이렇게 하는구나'하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 오후 판사 출신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