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수능 일주일 전 '희소병' 진단…병원이 보여준 '특급' 배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희귀혈액질환 진단을 받은 수험생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오늘(3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지난달 말 희소병인 초중증 '재생불량빈혈' 진단을 받고 입원한 19살 허모 양이 병원 안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허 양이 앓고 있는 재생불량빈혈은 골수 내 조혈모세포가 감소해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혈액세포 생산이 감소하는 병으로 빈혈, 출혈, 피로감, 호흡곤란 등 증상을 수반합니다. 병원 측은 "특히 허 양 같은 초중증 환자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치명적인 경과를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는 게 꿈인 허 양은 의과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이번 수능에 꼭 응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과 병원은 허 양이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의료, 행정적 도움에 나섰습니다.

허 양을 위한 1인 시험장은 병원 21층 특실로 결정됐습니다. 해당 공간에는 감독관으로 참여하는 교육청 직원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대기할 수 있는 별도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어 교육청의 요구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입니다.

또 수능 중 이뤄지는 듣기평가를 위해 병원 내 방송을 차단하고, 병실 앞에는 보안요원 2명을 배치해 시험 시간 동안 주변을 통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병실 내 환경을 외부 고사장의 조건과 동일하게 조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병원 측은 더불어 시험 중 허약감으로 인해 발열과 폐렴 등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서 응급조치를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뒀습니다.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수능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며 "시험 결과도 좋을 것이고, 현재 치료하고 있는 재생불량빈혈도 반드시 병원에서 좋은 성적으로 치료할 것이니 서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어려움을 헤쳐나가자고 응원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