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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불 지른 뒤 "배 아프다" 119 신고…투숙객들 참변

<앵커>

어제(25일) 새벽 서울 마포구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60대 투숙객이 모텔 주인과 말다툼을 한 뒤 홧김에 불을 질렀는데, 스프링클러도 없는 낡은 건물이라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한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과 함께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모텔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새벽 2시 40분쯤.

불은 1시간 20여 분 만에 꺼졌지만, 새벽 갑자기 난 불로 투숙객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불을 지른 것은 모텔 1층에 투숙했던 60대 남성 A 씨.

술에 취해 모텔 주인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한 뒤 방으로 돌아가 불을 질렀다고 모텔 측은 밝혔습니다.

[모텔 관계자 : 술 먹으면 그래요. (술) 안 줘서 홧김에 그래 버린 것 같아요.]

A 씨는 불을 지른 뒤 모텔을 빠져나와 300미터쯤 떨어진 편의점을 찾아갔고, 화재 신고는커녕 배가 아프다며 119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구급대원들에게 자신이 불을 냈다고 자백해 경찰로 넘겨졌습니다.

1970년 지어져 다음 달 철거 예정이었던 3층짜리 이 모텔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불이 날 당시 화재경보기도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루 2만 5천 원정도 저렴한 숙박비에 근처 재건축 공사현장 건설 노동자들이 주로 투숙했는데, 사망자 중 1명도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모텔 관계자 : (투숙객 대부분) 다 일용직 근무자들이죠. 노동자.]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적용해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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