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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그땐 5개월이었는데…"전세난 2∼3년 더 간다"

<앵커>

지난 1989년 임대차 의무계약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었습니다. 그때도 전세시장이 지금처럼 꽤 들썩였었는데 그것이 안정되는 데 5달 정도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몇 달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싶은데, 30년이 흐른 지금은 단기간에 전세시장이 안정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 신도시에서 신혼집을 찾는 예비부부입니다.

[김 모 씨/인천 청라 : 전셋집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오늘 두 군데밖에 못 봤습니다.]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추천해줍니다.

[홍인숙/공인중개사 : 3억 6천만 원에 되니까, 2층도 괜찮으니까 하세요. 날짜는 언제예요. (저희 12월 중순.) 딱 맞네. 똑같아.]

[홍인숙/공인중개사 : 계약됐대요. 다른 데에서 지금 금방 보냈대요, 가계약금을. 청라가 이런 실정이에요.]

서울 가양동의 전세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전셋집이 나오면 바로 연락 달라는 고객에게 전날 밤 나온 매물을 안내합니다.

[서울 가양동 부동산 : 물건도 좋고 남향이라서 금액도 저렴하고 금방 나갈 것 같아요. 네 3시에 뵙겠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전세 물건이 나갔다는 연락이 옵니다.

[서울 가양동 부동산 : 계약이 돼버렸어. (어제) 저녁에 계약금이 들어가 버렸어. 여태까지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이렇게 전세가 없는 건.]

서울 중계동에서 전세 살던 이 모 씨는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는 바람에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다가 결국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이 모 씨/서울 중계동 : 2년 전에 5억 5천만 원 보증금을 주고 들어갔는데 그 똑같은 집이 전세 시세가 9억에서 9억 5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새로 산 집의 세입자가 마음을 바꿔 계속 살겠다고 해 자신이 살 월셋집을 알아보는 처지입니다.

[이 모 씨/서울 중계동 :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유권해석이 나중에 나와서, 같이 나온 것도 아니고 한 달이 지나고 나와서 그 기간에 집을 산 사람들은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 1989년도에 1년에서 2년으로 됐을 경우에 4~5개월 정도의 혼란기가 있었다. 이번에도 이 제도가 그때보다 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

[홍춘욱/EAR리서치 대표 : 1989년은 어떤 해였느냐면 국민주택 200만 호 건설의 해였다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이런 시기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 제도를 도입했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김진유/경기대 도시공학과 교수 : 그때는 소유자에 대한 보유세나 종부세 이런 건 안 건드렸어요. 양도세나 보유세 이런 문제 때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거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거든요.]

임대주택 건설이나 매입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단기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홍춘욱/EAR리서치 대표 : 2년이나 3년 뒤에 그 분(계약갱신 세입자)이 이제 전세를 4년 계약 갱신을 해서 나왔을 때 굉장히 높아진 가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까 저는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 돼버린 것 같아요.]

[권대중/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전세시장은 앞으로 2, 3년은 계속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아파트 매매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의 집값도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목동에 전세 살던 이 주부, 집주인이 전세대출 갱신에 동의하지 않아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 모 씨/서울 목동 : 다른 (전세)집을 알아도 봤는데 기본이 억 단위로 올랐으니까 그리고 전세 자체가 나온 게 많지 않았고….]

하지만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인 두 딸이 전학할 학교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 모 씨/서울 목동 :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받아 줄 수 없다는 거예요. 정작 서민들이 왜 이렇게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너무 받는 거예요.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느낌이에요.]

(VJ : 안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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