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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넷플릭스의 한국 영화 구매 가격은 적절한가?

[취재파일] 넷플릭스의 한국 영화 구매 가격은 적절한가?
지난달 '칸 버츄얼 필름마켓'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 가운데 하나는 할리우드 영화 '이멘서페이션(Emancipation/노예해방)'입니다. 이멘서페이션은 완성작이 아닌, 제작 프로젝트 단계입니다. 하지만, 트레이닝 데이(2001년), 매그니피센트7(2017년)의 안톤 후쿠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연기파 배우 월 스미스가 주연으로 결정되면서 글로벌 영화사들의 배급권 확보 경쟁이 벌어진 겁니다. 그리고, 이달 초 최종적으로 애플TV플러스가 1억 500만 달러의 가격으로 제작 배급권을 따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 돈 1270억 원이라는 금액은 칸 필름마켓 사상 최고액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흑인 노예 고든의 사진(1863년)
이멘서페이션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농장을 탈출해 북부연합에 합류했던 흑인 노예 '고든'의 실화를 다룰 예정입니다. 채찍 상처로 가득한 고든의 사진이 신문에 실리면서 당시 많은 북부인들이 노예해방에 더욱 힘을 쏟았고 해방된 흑인들은 앞다퉈 북부군에 입대했습니다. 영화 촬영은 내년 초부터 시작됩니다.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을 경우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후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플러스를 통해서도 공개됩니다.
지난 10일 애플TV+ 에 공개된 영화 '그레이 하운드'
애플은 지난 5월 톰 행크스 주연의 전쟁 영화 '그레이하운드(Greyhound)'도 7천만 달러(850억 원)에 사들인 바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미국 내 극장들이 전면 폐쇄되자 제작사 소니픽쳐스는 극장 대신 온라인 공개를 선택했습니다. 제작비 5천만 달러(610억 원)를 뛰어넘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래도 애플TV플러스에겐 남는 장사였습니다. 그레이하운드는 지난 10일 공개됐는데, 시청자 가운데 30%가 이 영화를 보려고 처음 애플TV에 가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애플의 대대적인 콘텐츠 확보 전략은 업계 1위인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도 지난 4월 공개한 오리지널 영화 '익스트랙션'(주연 크리스 헴스워스)에 제작비 6천500만 달러(790억 원)를 쏟아부었습니다. 지난 10일 공개된 신작 영화 '올드 가드'(주연 사를리즈 테론)는 제작비가 7천만 달러(850억 원)에 이릅니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15일 처음으로 오리지널 영화 시청 TOP10(공개 첫 4주간)을 공개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TOP10 (자료: 블룸버그)
1위는 익스트랙션으로, 공개 후 첫 4주간 9천900만 명이 봤습니다. 이어 버드박스와 스펜서 컨피덴셜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특히 액션-스릴러 장르가 인기입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850억 원을 투입한 오리지널 영화 '올드 가드'
넷플릭스는 최근 우리 영화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사냥의 시간'을 110억 원 정도에 사들였고 다른 영화들의 온라인 판권도 구입한 상태입니다. 물론 우리 영화들이 할리우드 영화 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글로벌한 상품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 영화 '유랑지구'처럼 거대한 중국어권 시장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자체 경쟁력만큼은 아시아 최고 수준입니다. 킹덤 시리즈처럼 자막과 더빙 작업을 통해 상품성을 크게 높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스트리밍 업계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가성비 좋은 콘텐츠 공급국가에 머물러 있지 않나 합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들이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다는 뉴스 속에 우리 영화들도 조금씩은 더 그 가치를 인정받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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