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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결백' · '살아있다'…6월 개봉작 중 생존할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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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6월 개봉작에 대한 개인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각 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6천 원 할인권을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1인당 매주 2장을 신청할 수 있고, 목·금·토·일 나흘간 예매에 사용합니다.

영화 6천 원 할인권 사용 방법

덕분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큽니다. 그래도 우리 영화계로선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입니다.

영화 할인권 배포 후 늘어난 주말 관객
지난해 비슷한 시기 주말 관객 평균은 240만 명이었다.

물론 요즘 다시 늘고 있는 수도권 확진자 상황을 고려할 때 여전히 극장 가기 꺼려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영진위의 할인권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모두 소중한 의견들입니다. 극장을 찾는 분들도 걱정이 없을 수 없고, 극장을 못 찾는 분들도 아쉬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6월 들어 용기를 내 개봉에 나선 영화들이 있습니다. 사실 영화팬들이 극장을 찾지 않았던 이유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함께 볼만한 개봉작들이 부족했던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매주 목요일 SBS 12시 뉴스 '문화현장' 코너에 그주 개봉작 두 편씩을 소개합니다.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은 시사회 분위기를 기사에 반영하려고 하는데요, 최근 시사회에선 그런 작품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5월 개봉작 가운데선 아래 4편 정도가 떠오르네요(10일 현재).
<레이니 데이 인 뉴욕> : 5월 6일 개봉/최다 스크린 563개/관객 8만 8천162명
<프리즌 이스케이프> : 5월 6일/394개/20만 4천420명
<나는 보리> : 5월 21일/158개/1만 240명
<초미의 관심사> : 5월 27일/380개/1만 5천176명

영국 중소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가 비교적 탄탄한 스토리 전개 덕분에 20만 명을 돌파했군요. 작은 영화 수입사 '풍경소리'가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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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사회 영화들은 조금 났습니다. 일단 한국 영화 '결백'(이하 개봉일 10일)과 디즈니의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17일) 두 작품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저는 작은 영화 '야구소녀'(18일)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라진 시간'(18일)은 주연 배우 조진웅의 연기가 굉장히 돋보였습니다. 스토리가 다소 초현실적이라 평가는 좀 엇갈리더군요.

문제는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요즘 상황에선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10일 현재 박스오피스 1위는 배우 김무열, 송지효 주연의 '침입자'인데요, 누적 관객은 35만 7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총제작비가 60억 원 정도라서 155만~160만 명까지는 늘어나야 합니다.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결백, 온워드, 그리고 24일 개봉을 앞둔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 영화 '살아있다'까지…. 다른 6월 개봉작도 같은 상황입니다('살아있다'의 언론 배급 시사회는 15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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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생존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개봉 영화들의 흥행 추이와 비교해 분석해봤습니다. 보통 중급 영화들은 개봉 1주일 안에 최종 관객의 절반 가량이 들어옵니다. 아래 표를 통해 지난해 5월 개봉작들의 [개봉일]-[관객 50% 도달 시점]-[90% 도달 시점]을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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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이나 목요일 개봉을 합니다→첫 주말에 인기를 모웁니다→그 다음주 월·화·수 정도까지 밀고 갑니다→다시 수요일, 목요일이 되면 그주 개봉작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개봉 후 1주일이 최대 승부처인 셈입니다. 그리고 최종 관객의 90%가 4주 안에 다 나옵니다. 한 달안에 대부분 결판이 나는 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5월 23일 개봉한 디즈니 '알라딘'(최종 1천255만 명/최다 스크린 1311개). 개봉 5주 차(6월 22일)에야 최종 관객의 50%를 달성했고, 10주 차(7월 26일)에 90%를 넘었습니다. 뒤늦게 입소문을 탄 특이한 1천만 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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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봉은 안 했지만, '살아있다'의 경우 좀 더 보겠습니다. 6월 최대 화제작인데요, 총제작비 90억 원(추정)에 손익분기점은 관객 240만 명 이상입니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주말 이틀간 200만 명 정도의 관객이 극장을 찾습니다. 살아있다 정도 작품이면 첫 주말(6월 27, 28일) 그 절반 정도인 100만 가까운 관객을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체 주말 극장가 규모가 30만 명 선에 불과합니다. 제가 만난 영화제작사 대표 분은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제작비 20억 이상 작품은 무조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들이 작품들이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적절한 수익을 얻고, 또 그 수익이 다음 작품 제작에 투입되어야 정상일 텐데요. 영화계 종사자들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마음이 느껴집니다. 극장 종사자들은 정말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극장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할 상황이 아닙니다. 그저 코로나19가 나아지길… 1일 신규 감염자가 10명 선으로 떨어지길…기도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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