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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혼자 역사 관리…4년 지났지만 "예산 없다"

<앵커>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19살 김 모 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 지 오늘(28일)로 꼭 4년이 됐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홀로 위험에 내몰렸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고 이후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사고 위험은 줄어든 건지, 강민우 기자가 다른 지하철역들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구의역 승강장. 4년 전 오늘,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시간에 쫓겨 혼자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김 군이 숨진 바로 그곳입니다.

김 군이 떠난 뒤 서울교통공사는 김 군이 속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정비인력도 200명 넘게 더 뽑았습니다.

안전 관련 예산도 크게 늘렸습니다.

문제가 다 해결됐을까. 다른 역을 돌아봤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운영하는 소사원시선.

경기도 부천과 안산을 잇는 지하철인데, 12개 역 중 8개 역이 1인 역사로 운영됩니다.

소사원시선의 한 역사 내부입니다.

깊이만 약 20m가 넘는 굉장히 큰 역인데요, 이곳에 근무하는 역무원은 단 한 명뿐입니다.

만일 화재나 안전사고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혼자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소사원시선 직원 : 평상시 근무를 할 때 평소에 화장실 가기도 굉장히 부담스럽거든요. 내가 없는 동안은 사실상 역무실이 비고 민원에 응대할 사람이 없다 보니까….]

운영사 측은 급한 일이 터지면 다른 역 근무자가 지원 온다고 하지만, 배차 간격이 평균 10분이 넘는 열차를 타고 와야 해 즉각적인 대응은 불가능합니다.

또 다른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포골드라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SBS 보도를 통해 밤에 혼자 근무하던 역무원이 취객에게 폭행당한 일이 알려지고, 화재 대응도 취약하단 점이 지적됐지만 그동안 바뀐 건 인턴 5명을 임시로 채용한 게 전부입니다.

[김포골드라인 직원 : 인턴들이 이제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거든요. 실질적으로 야간 공백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변화됐다고 느끼질 못하는 것 같아요.]

낮은 운영비가 이런 비정상적인 업무형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계약과 입찰 당시 책정된 운영비 내에서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데, 구의역 사고로 2인 1조 근무제 등 역무원 안전이 강조되기 전에 운영비가 결정됐다는 겁니다.
구의역, 포스트잇
구의역 사고가 난 지 4년이 지났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하철 노동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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