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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배급사 대표가 밝힌 '김복동' 해외 상영료 논란의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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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지난해 8월 개봉)의 해외 상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해외 상영료 명목으로 1천300만 원을 모금해놓고, 배급사 협의 없이 "배급사로부터 해외 상영료를 면제받았다. 이 돈을 2020년 해외 캠페인 비용으로 쓴다"고 밝힌 겁니다. 정의연이 해외 배급료를 '전용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편취했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편취: 남을 속여 재물 이익을 빼앗음)

곧바로 배급사 정상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정 대표는 영화 배급사 엣나인필름과 독립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이끌며 의미 있는 중소영화 배급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남영동1985', '자백', '공범자들', '그날 바다'에 이어 '김복동'의 배급을 맡은 것도 시대의 아픔을 관객들과 함께 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는 불거진 논란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취재파일]배급사 대표가 밝힌 '김복동' 해외상영료 논란의 전말은?

[질문] 정의연이 해외 상영료를 별도로 모금했다는 사실은 몰랐나?
(정의연은 지난해 8월 14일~16일 '카카오 같이가치' 사이트에서 '영화 김복동', 할매나비의 또 다른 해외 캠페인'이라는 제목으로 사흘간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총 모금 목표액은 1천800만 원. 이 가운데 해외 영화 상영 10회 분 1천300만 원을 책정했다.)

[취재파일]배급사 대표가 밝힌 '김복동' 해외상영료 논란의 전말은?

정 대표>> 몰랐다. 해외 상영은 보통 순회 공동체 상영으로 이뤄지는데, 현장에서 정의연 분들이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은 봤다. 하지만 별도로 해외 상영료 목적으로 1천300만 원을 책정해 모금한 건 몰랐다. 일부 언론에서 배급사가 모금 자체를 몰랐다고 썼는데, 그건 아니다. 모금 활동이 있는 건 알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해외 상영료'로 1천300만 원을 책정한 건 몰랐다는 것이 팩트(fact)다.

배급사로서 정의연을 비난하는 입장은 아니다. 정의연이 위안부 관련 네트워크를 워낙 많이 갖고 있다. 해외 상영 관리를 배급사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부분도 있었다. 아직 해외 상영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정산을 하면서 정의연 측이 해외 상영 정보를 저희에게 전달해줄 것이다. 그 이후 해외 상영료나 수익 기부 문제 등이 협의될 것으로 본다.

올 2월 일본 오사카 상영회 안내문

[질문] 정의연이 배급사가 해외 상영료를 면제했다고 했는데…

정 대표>> 면제라기보다 기부를 협의 중이었다. 당시 정의연은 우간다에 '김복동 센터'를 건립하려고 했다. 그래서 영화 수익금 일부를 그쪽에 쓰는 걸 논의하고 있었다. 해외 상영료도 우리가 일단 받아서 이후 센터에 기부하는 형태다. 영화 저작권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해외 상영료는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 김복동뿐 아니라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우리 배급사와 제작사 뉴스타파는 처음부터 티켓 수입 전체는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남은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정의연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상영료를 받긴 하지만, 곧바로 기부하는 것이다. 그래야 세금이나 회계 관리도 100% 정리된다.

[질문] 이번 논란은 왜 벌어졌나?

정 대표>> 지난해 8월 중순 해외 상영회가 기획됐고, 정의연과는 해외 상영료를 우간다 김복동 센터에 쓰는 것으로 구두 협의를 진행했다. 이것이 이번 일의 전부다. 그런데 지난 1월 말 센터 건립이 무산됐다. 이후 논란이 시작된 것 같다. 이제 정의연 측에서 해외 상영료를 정산해주면 제작사와 논의해 다시 기부 사용처를 논의하면 될 일이다.

우간다 김복동 센터 건립은 지난 1월 무산됐다.

SBS 취재진은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에게도 연락을 했습니다.

[질문] 해외 상영료 1천300만 원을 전용한 것이 맞나?

한 사무총장>> 우선 우리가 배급사에 줄 해외 상영료는 1천300만 원 전액이 아니다. 모금액 1천300만 원 안에는 다른 여러 항목들이 포함돼 있다. 일부 언론이 '배급사에 주기로 한 돈 1천300만 원'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지 않다. 현재 해외 상영 정산 중이고, 그게 500만 원이 될지, 300만 원이 될지는 협의를 해봐야 한다.

[질문] 배급사와 모금이나 상영료 문제를 사전 협의해야 하지 않았나?

한 사무총장>> 배급사와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 추가 논의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번 해외 상영은 배급사에게 통째로 맡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직접 한 것도 많다. 그런 점을 고려해 최종 상영료 액수를 논의해야 한다. 배급사 측과 특별히 갈등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질문] 해외 상영 모금액을 전용했다는 주장에는 어떤 입장인가?

한 사무총장>>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한 모금이었는데, 나중에 그쪽에 얼마를 모금해서 어떻게 썼는지 영수증을 첨부해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우리가 1천300만 원을 다 주머니에 넣었다는 것은 오해이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모금액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싶은데, 검찰이 지난주 압수수색으로 서류들을 다 가져가 할 수가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아직 정산이 다 끝난 것도 아니다. 다 착복한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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