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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굶주림에 빵 훔친 30대 청년…어버이날 경찰서 찾아간 이유

[Pick] 굶주림에 빵 훔친 30대 청년…어버이날 경찰서 찾아간 이유
열흘 동안 굶다 마트에서 빵을 훔쳐 '청년 장발장'으로 불린 30대 청년이 어버이날 경찰서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지난 8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청년 장발장'이라고 불리던 A 씨가 비타민 음료 두 박스를 들고 형사과를 찾아왔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광주 북구 용봉동 한 마트에서 빵 20개와 피자 두 판, 컵라면 등 식품 5만 5천 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막노동하다 허리를 다쳐 장애가 있었고, 그 때문에 일을 찾지 못해 굶주린 상태였습니다.

"배고파서 그랬다"는 A 씨에게 "젊은 사람이 뭐라도 해서 살 궁리를 했어야지"라며 꾸짖은 담당 형사와 경찰들은 A 씨가 자리잡을 수 있게 새 거처와 일자리를 함께 알아봐주고 입사지원서 작성, 면접까지 손수 챙겼습니다.

덕분에 A 씨는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포스코휴먼스 수습사원에 합격했고, "저를 도와준 이들이 실망하지 않게 노력하겠다"며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휴먼스'의 근로자들

그런 A 씨가 어버이날을 맞아 6개월 만에 찾아오자 경찰들은 모두 그를 반겼습니다. A 씨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 수습 평가를 통과하고 정규직 사원이 되자,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직접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방문에 "30여 년 형사생활 하는 동안 성공했다고 다시 찾아온 일이 처음"이라며, "자네가 우리에게 희망을 줬다"며 A 씨를 격려했습니다.

또 A 씨는 또 당시 사건을 맡은 강력팀장에게 "빌린 돈을 갚는다"며 5만 원을 건넸습니다. 지난해 합격 통보를 받은 A 씨에게 강력팀장이 포항에 내려갈 때 차비 등에 보태라고 준 돈을 돌려준 겁니다. 형사들은 A 씨에게 "승진도 하고, 장가도 가라"며 응원했고, A 씨는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광주북부경찰서 제공, 포스코휴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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