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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혐오는 방역에 도움 안 돼"…성 소수자 진료 위한 움직임

[Pick] "혐오는 방역에 도움 안 돼"…성 소수자 진료 위한 움직임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성 소수자들이 안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한 확진자가 방문한 이태원의 클럽에 성 소수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인다는 소문과 함께 '이태원 게이 클럽'이라는 표현으로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들이 방역체계를 무너뜨린 주범'이라며 성 소수자 전체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습니다. 실제로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 현관문에는 확진자로 알려진 주민을 겨냥해 "업소 가서 춤추고 확진자 돼서 좋겠다"며 비꼬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아웃팅'(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과 혐오를 두려워한 성 소수자들이 검사와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며 이런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진료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관련 기사가 나온 다음 날, 김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번 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서울시 은평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사로 일할 예정"이라며 "그 시간에 의사로 일하는 사람은 저 혼자이고, (성 소수자를 포함한) 어떠한 낙인이나 차별 없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혼자 있을 테니 보건소 꼭 오세요

김 교수 외에 다른 감염 분야 전문가들도 일방적인 사회 혐오의 분위기가 정작 방역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었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 환자가 다녀간 장소와 시간만 공개되면 되는데 성 정체성 등 개인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며 무분별한 비난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어제(10일) 환자의 신상 공개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우려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섭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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