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급성 심근염…심장질환 국내 첫 사례

<앵커>

대구의 2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을 앓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가 폐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국내 첫 사례입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에 확진된 스물한 살 여성의 흉부 엑스레입니다.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폐렴뿐 아니라 심장이 비대해진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슴 통증, 호흡 곤란도 나타나 정밀 검사한 끝에 급성 심근염이 확인됐습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싼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긴 건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깁니다.

국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이 나타난 사례들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첫 심장병 사례입니다.

코로나19로 폐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과도한 면역 반응, 즉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심장 근육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는 것처럼 직접 심장 근육에 달라붙어 손상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인철/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 주로 폐에 있는 세포에 많이 있지만 심장에 있는 세포에도 ACE2라는 수용체가 분포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는 통로가 됩니다.]

중국 우한 연구팀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416명에 대한 연구 결과 환자의 20%에서 심장 손상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의료진은 20%는 다소 높은 수치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심장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국내에서도 확인된 만큼 환자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