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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 산불 1년…산도 사람도 여전히 아프다

<앵커>

작년에 강원도 동해안을 휩쓸었던 산불이 오늘(4일)로 딱 1년이 됐습니다. 당시에 피해가 꽤 컸는데 복구가 아직까지 제대로 되질 않아서 주민들이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코로나에, 선거에 큰일이 많은 때이지만 불도 경계해야 될 때입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전신주 개폐기에서 시작한 불꽃은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습니다.

하룻밤 사이 고성에서 속초로, 강릉에서 동해로 번진 불은 수많은 산림과 주택을 집어삼켰습니다.

산불

1년이 지난 지금 화마가 휩쓸었던 산자락은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 거대한 민둥산이 됐습니다.

어린나무 심기를 했지만 여태 8%만 진행돼 2년 뒤에나 끝납니다.

이재민들은 여전히 컨테이너 주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산불 이재민 1천524명 가운데 64%가 넘는 980여 명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같은 임시주택이나 임대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복희/산불 이재민 : 추운 거야 뭐 말할 수 있어요? 컨테이너 주택이 웃풍이 있더라고. 감기를 달고 살았어요.]

빨리 새집을 짓고 싶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복구대상 416채 가운데 96채만 다시 지어졌고, 40%가 넘는 179채는 아직 설계조차 끝나지 못했습니다.

[최강해/산불 이재민 : 불나서 피난 다니고 물 때문에 피난 다니고. 그래서 비만 오면 겁이 나. 그래 이제 여름 되기 전에 얼른 들어가야 할 텐데.]

산불 원인을 제공한 한전이 지자체, 이재민과 협의해 피해액의 6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한전에 대한 정부의 구상권 행사 문제가 얽히며 지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성봉/산불 이재민 : 돈이 부족하니까 엄두가 안 나지. 집을 빨리 지어야 하는데 이렇게 집터를 쳐다보고 있으면 너무 기가 막히지.]

언제 예전의 삶을 되찾을지 기약 없는 상황에 이재민들은 마음까지 지쳐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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