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3일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4천2억1천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9억6천만달러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1월(-117억5천만달러)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잔액 기준 외환보유액은 2018년 5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감소가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달러화 품귀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9일 달러당 1,285.7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는데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차원에서 보유한 달러화를 시장에 풀었다는 뜻입니다.
또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이 일시적으로 달러 대비 약세를 띠면서 외환보유액에서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들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말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지수는 99.18로 전월 대비 0.7% 강세를 보였습니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3천576억달러)이 한 달 전보다 136억2천만달러 줄었습니다.
예치금(317억2천만달러)은 46억2천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33억2천만달러)은 4천만달러 각각 커졌습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27억8천만 달러로 전월 대비 1천만 달러 줄었습니다.
금(47억9천만달러)은 한 달 전과 같았습니다.
올해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었습니다.
중국(3조1천67억달러)이 가장 많고 일본(1조3천590억달러), 스위스(8천550억달러)가 뒤를 이었습니다.